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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부총리, 대통령 철학 정통 안하면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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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靑 "부총리, 대통령 철학 정통 안하면 어려워" 노대통령, 김병준 인선 강행…野3당도 모두 반대
"부총리는 대통령의 국정철학이나 정책방향에 정통하지 않으면 수행하기 어려운 자리다. 오늘 발표한 분들은 그간 참여정부 주요 직위에서 대통령의 철학을 충분히 익히고 정책화 하는 데 기여를 많이 했다. 이런 분들이 내각에서 국정의 안정적인 관리와 마무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박남춘 청와대 인사수석은 3일 야당뿐 아니라 여당 일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권오규 경제부총리,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내정을 강행해 김우식 과학기술부총리까지 세 부총리가 모두 청와대 참모 출신으로 채워진 것에 대해 이 같이 답했다.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 경력으로 전문성 충분"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새 경제부총리로 권오규 청와대 정책실장(54), 교육부총리로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52), 기획예산처 장관에 장병완 기획예산처 차관(54)을 내정했다고 박 수석이 밝혔다. 또 청와대 정책실장에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57), 국세청장에 전군표 국세청 차장(52)을 내정, 발표했다.

김병준 내정자 인선 반대 이유 중 하나인 부동산 정책에 대한 '책임론'에 대해 박 수석은 "부동산 정책은 이제 시작단계로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를 실패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세금 문제도 김 실장이 어떤 책임을 지고 있는지도 불분명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김 내정자가 교육 정책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청와대 정책실장이란 자리는 정부 정책에 굉장히 깊이 관여하는 자리"리며 "교육혁신위원회와 토론한 것만 해도 수십 차례에 이를 것"이라고 반론을 폈다.

그는 또 "교육정책은 교육 문제에서만 답을 찾을 수 없다"며 "인적자원을 키워내는 것도 교육 정책뿐 아니라 노동, 산업과 연계돼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97년 국민의 정부 이후 교육부 장관 중 교육학을 전공한 분들을 찾아봤다"며 "12분 중 4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청와대 정책실장 경력만 갖고도 충분하다"며 "김 내정자가 교육부총리가 된 것을 보면 현 정부 교육정책은 흔들림 없이 지금처럼 갈 것이라고 본다"고 '정책 일관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여당의 반대 의견이 정부 쪽에 전달된 경로에 대해 "당에서 한명숙 총리에게 의견을 전달했다"며 "총리가 이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해당 의원들을 설득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한 총리의 역할이 미미했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총리가 내놓고 역할한 적 있냐"며 "인사가 임박해서 노 대통령과 한 총리가 여러 차례 의견을 나눴다"고 발표했다.

"경제부총리, 경제-복지 정책 패키지로 완성시켜야"

한편 권오규 경제부총리 내정자에 대해 박 수석은 "그간 정부에는 복지 상생의 개념을 경제정책에 담을 수 있는 전문가가 드물었다"며 "동반성장의 정책이 수립돼 있지만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경제 관료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사회복지정책과 경제정책이 원활히 연결될 수 있는 패키지를 완성시킬 수 있는 적임자"라고 권 내정자에 대해 밝혔다.

그는 특히 권 내정자에 대해 "대통령이 오래 전부터 구상해 온 인사"라며 "OECD 대사 재직 히 선진국의 사회복지정책과 경제정책이 상호 어떤 관계를 갖고 발전돼 나가는지를 면밀히 연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 수석은 "경제정책 기조는 변함없고 다만 눈높이와 시각을 어디에 두냐는 것"이라며 "평소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둔 경제 관료가 거의 없었는데, 이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을 경제 책임자로 임명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노대통령, 반발 일자 인선 강행

한편 노 대통령은 여당 소장파 의원 등을 중심으로 김 전 실장에 대한 반발 기류가 일자 더 이상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날 개각을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 입장에선 이번 인선에 당내 일각의 반발에 밀릴 경우 레임덕이 앞당겨 질 수 있고, 임기말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자신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을 꾸리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오규, 김병준 내정자는 약 한 달 가량의 국회 인사청문절차를 거쳐 공식 임명된다는 점에서 국회 인사청문과정에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국무위원 인사청문회는 인준 표결은 거치지 않지만 '부적격' 보고서가 채택되거나, 여당이 다수인 관계로 '부적격' 판정까지는 가지 않겠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부정적 의견이 다수일 경우 노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날 임명된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 내정자와 전군표 국세청장 내정자도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또 이날 김근태 의장이 주도해 3일 비대위에서 김 전 실장 내정 사실과 관련해 토론을 갖고 "행정부 인사는 대통령 고유 권한임을 확인했다"며 사실상 일부 소장파 의원들의 의견을 묵살한 점도 이 문제가 향후 열린우리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임을 보여준다.

앞서 여당 소장파 의원들은 김병준 전 실장의 내정 사실이 알려지자 그가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을 총괄 조정해 왔다는 점에서 5.31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무시하는 인사라며 반대해 왔다. 또 일부 여당 교육위원들은 김 전 실장이 교육정책에 있어 '비전문가'라는 점을 문제 삼았다.

한나라ㆍ민주ㆍ민노당 모두 '김병준 반대'

야 3당도 일제히 노 대통령의 이번 인사에 대해 비난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이정현 부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지난 3년간 국가 경제를 망치고 부동산 정책 실패와 국론 분열로 서민을 고통에 빠뜨리게 한 '코드 정책' 입안자들에게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맡기려 하고 있다"면서 "이는 민심과는 정반대로 '코드 정책'을 오히려 다 강화하려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여당 의원들마저도 인정하지 못하는 인사를 대통령이 강행하려 한다"며 "여야가 정당을 초월해 민심과 함께 대통령을 확실히 견제해야 한다"고 인사청문회에서 이를 문제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민노당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김진표 전 부총리에 이어 '황금박쥐'라는 국민적 문제 인사의 한 사람이며 또 한 명의 교육 비전문가인 김병준 씨가 교육부의 수장이 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권오규 실장에 대해서도 "경제부총리에 임명되면 변양균 장관, 강봉균 열린당 정책위의장과 함께 분배를 실종시키는 '분배 실종 드림팀'이 구성되는 셈"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당도 이날 논평을 통해 "5.31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받들어 내각 총사퇴와 청와대 재편으로 새롭게 출발해도 모자랄 판에 실패한 정책 입안자를 또 다시 요직에 기용하려 한다"며 이번 인사에 대해 비판했다.

다음은 이날 내정 발표된 인사들의 간략한 이력.

권오규 경제부총리

▲강원 강릉(54세)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중앙대 경제학 박사 ▲행시 15회 ▲경제기획원 대외협력국 총괄과장 ▲IMF 대리대사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대통령 재정경제비서관 ▲재정경제부 차관보 ▲조달청장 ▲대통령 비서실 정책수석 ▲OECD 대표부 대사 ▲대통령 비서실 경제수석 ▲대통령 비서실 정책실장

김병준 교육부총리

▲경북 고령(52세) ▲대구상고, 영남대 정치학과, 미 델리웨어대 정치학 박사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장 ▲대통령 비서실 정책실장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

▲전남 곡성(54세) ▲광주제일고, 서울대 무역학과 ▲행시 17회 ▲경제기획원 사회개발계획과장, 인력개발계획과장, 예산관리과장, 농수산예산담당관 ▲재정경제원 생활물가과장 ▲기획예산처 경제예산심의관, 기금정책국장 ▲열린우리당 수석 전문위원 ▲ 기획예산처 예산실장 ▲기획예산처 차관

변양균 대통령 비서실 정책실장

▲경남 통영(57세) ▲부산고, 고려대 경제학과, 美 예일대 경제학 석사, 서강대 경제학 박사 ▲행시 14회 ▲재정경제원 국제협력관 ▲기획예산처 예산실 사회예산심의관 ▲새천년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전문위원 ▲기획예산처 차관 ▲대통령소속 정보공개위원회 위원 ▲기획예산처 장관

전군표 국세청장

▲강원 삼척(52세) ▲강릉고, 경북대 법대 행정학과, 홍익대 세무학 석사 ▲행시 20회 ▲국세청 감찰담당관, 서울청 세원관리국장, 조사3국장, 조사1국장 ▲국세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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