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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지도부 회의가 30분 늦어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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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지도부 회의가 30분 늦어진 이유 김근태 "김병준 비토기류 청와대에 전달했다"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교육부총리 내정을 두고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이 다시 내홍을 연출하고 있다. 지난 달 29일 청와대 회동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지 불과 4일 만이다.

3일 오전 열린우리당 비상대책회의는 이례적으로 예정보다 30분 늦게 시작됐다. 김병준 전 실장의 부총리 내정에 대한 반발기류를 지켜보면서 이에 대한 지도부의 입장을 조율하기 위해서였다. 한꺼번에 회의장에 들어선 당 지도부 가운데는 상기된 표정을 짓는 사람도 있었고 애써 웃음을 짓는 사람도 있었다.

의원단 워크숍 자리에서 비토론 터져나와

김근태 당의장은 이날 회의 모두에 지난 주말 월드컵 8강전을 잠시 화제 삼아 변죽을 울렸지만 곧바로 "담백하게 말씀드리겠다"며 "개각과 관련해 지도부 사이에 의견교환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김 의장은 "지난 30일 의원단 워크숍에서 한두 의원이 개각과 관련해 문제의식을 제기했고 김한길 원내대표와 제가 의견을 수렴해 적절한 곳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에서 개각에 대해 이견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의장은 "행정부 인사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는 것이 우리의 결론"이라면서도 "국민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여러 통로로 의견교환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당정청의 원활한 협력과 소통을 위해, 대통령이 결정하면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당 지도부는 최선을 다해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진화에 주력했다.

그는 "당정청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국민들의 요구사항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이견이 절제 없이 언론으로 전달되면 국민들이 걱정할 것"이라며 "질서 있는 의견교환과 수렴을 요청한다"고 의원들의 '입조심'을 주문했다.

김 의장의 발언 이후 김한길 원내대표를 비롯한 비대위원들은 일체의 발언 없이 회의를 비공개로 돌렸다. 김 원내대표가 지도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침묵을 지킨 것은 지난 1월 원내대표 선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김병준 파동, 확산이냐 진화냐

우리당 내의 '김병준 비토 정서'는 계파를 막론하고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지난 5.31 지방선거 직전 김 전 실장이 사의를 표명하자 일부 의원들과 당직자는 "속이 다 시원하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김 전 실장이 다시 부총리로 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자 지난 30일 의원 워크숍에선 노골적인 '김병준 비토론'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강봉균 정책위 의장은 기조발제에서 "책임 있는 당국자들이 신중치 못한 발언들을 많이 했다"며 "'세금 폭탄? 더 큰 폭탄이 더 나올 거다'는 식으로 말하면 잘 사는 사람 때려잡을 것이라는 우려를 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었다.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직접적으로 김 내정자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기조발제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자유토론에서도 몇몇 의원들이 '김병준 불가론'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고, 일부 의원들은 사발통문을 돌렸다는 후문도 있다.

워크숍 이후에도 일부 의원들은 "정말 답답하다. 민심을 그렇게 모르냐"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친노계로 분류되는 의원들 조차 "김 전 실장에 집착할 필요가 있냐"고 말하기도 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김병준 전 정책실장의 부총리 기용에 관련한 우리당 일부 의원들의 부정적 의견이 청와대에 전달됐다"며 "워크숍 자리에서 김 전 실장이 부총리에 유력하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일부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했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김 의장의 입단속 후 의원들은 하나같이 '오프 더 레코드'를 요구하며 분란 확산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김병준 파동'의 확산 여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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