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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없는 성장' 지속되는 아시아, 그 해결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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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없는 성장' 지속되는 아시아, 그 해결책은? ILO 아태총회, 부산서 개막…"아시아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새달 1일까지 나흘 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제14차 국제노동기구(ILO)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회가 29일 개막했다. 아태 지역 40여 개국 노동장관 및 노사정 대표단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이번 ILO 지역총회의 주제는 '아시아에서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다.
  
  노동부와 ILO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제14차 ILO 아태지역 총회 개막식에서는 나흘간의 총회 의장단(의장 이상수 노동부 장관)의 선출에 이어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후안 소마비아 ILO 사무총장, 랏트나시리 위크라마나야카 스리랑카 총리, 마루프 바킷 요르단 총리의 특별연설이 이어졌다.
  
  "근로빈민, 동남아 인구의 58%·남아시아 인구의 85%"
  
  각국 정상들과 ILO 사무총장의 연설에서 보이는 공통의 문제의식은 최근 아시아에서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세계 인구의 60%가 거주하며 IMF의 2006년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7.1%의 높은 경제성장을 이뤄낸 아시아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의 가장 큰 문제는 경제성장이 곧 고용 창출과 실업난 해결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그마나 늘어나는 신규 일자리 역시 좋은 일자리보다는 힘들고 불안정한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소마비아 ILO 사무총장은 이날 개막연설에서 "공식통계치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지난해 약 8200만의 사람이 실업상태였다"며 더욱이 "불완전고용 및 근로빈곤층은 광범위하게 퍼져 있으며 데이터에도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마비아 사무총장은 "수 많은 노동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하루 2달러 수준의 빈곤선 이상으로 충분한 소득을 벌지 못하고 있다"며 "그 수치는 아랍국가의 약 36%, 동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의 47%, 동남아시아의 58%, 남아시아의 84%에 달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특별연설을 통해 "개방을 통한 경제 촉진과 무역자유화의 가속화는 부의 창출과 경제성장의 원천이 되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같은 세계화의 혜택이 공정하게 분배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이런 현상이 가속화되면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떨어뜨리고 노동시장의 구조를 양극화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근로자간 소득격차뿐 아니라 빈곤층 증대와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져 지속가능한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흘 간 본회의·분과회의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방안 토론
  
  아시아에서의 '고용 없는 성장'의 문제는 이미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다. 소마비아 사무총장은 이미 지난해에 "아시아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아시아는 앞으로 25년 간 성장을 하더라도 세계 빈곤층의 대다수가 거주하는 지역이 되기 쉽다"고 경고한 하루히코 히로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의 발언을 인용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이같은 위기 의식을 바탕으로 각국의 노동장관을 비롯한 600여 명의 노사정 대표단들은 나흘 동안 아시아에서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 문제를 본회의와 분과회의를 통해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본회의에서는 ILO 사무총장의 2가지 보고서 '아시아에서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관한 결과 보고서 : 2001-2005', '아시아에서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토론의 기초자료로 사용되며 회의 결과는 향후 5년간 ILO 아태지역 내 사업추진의 지침이 될 예정이다.
  
  30~31일 이틀 동안 패널토의형식으로 진행되는 4가지 주제별 분과회의에서는 △세계화 시대의 경쟁력 제고, 생산성 향상 및 고용 △아시아에서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시장 구축 △밀레니엄 세대 : 청년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노동이주 : ILO 다자간 틀 시행을 위한 지역적 전략 등의 주제 아래 각국 노사정 대표단들이 머리를 맞대고 토론을 벌인다.
  
  총회 마지막 날인 새달 1일에는 양질의 일자리를 아시아에서 만들기 위한 구체적 실천방안을 정리하고 나흘 간의 제14차 ILO 아태 총회 일정의 막을 내린다. ILO 아태 총회는 제13차까지 타이 방콕에서 열려 왔으며 방콕을 떠나 다른 도시에서 개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주노동자 인권 토론한다면서 불법체류자라고 대표단서 제외?"
  
  한편 노동부가 네 번째 분과회의인 이주노동자 관련 토론에 노동계 대표로 참석할 계획이었던 이주노동자 대표를 미등록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로 대표단에서 제외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분과회의 중 하나인 '노동 이주' 토론에 한국의 노동계 대표로 민주노총이 서울경인이주노동조합 아노아르 후세인 위원장을 추천했지만 노동부가 '불법체류자'라는 이유로 노동자 대표단 명단에서 제외시켰다는 것이 민주노총측 주장이다.
  
  민주노총은 "ILO 규정 어디에도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대표가 될 수 없다고 명시된 조항은 없다"며 "이번 사건은 이주노동자 문제를 바라보는 정부의 시대착오적인 시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민주노총은 "지역 이주 노동자들의 권리에 대한 토론에서 그 당사자인 이주노동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것이 민주적인 회의의 기본"이라며 이 사건과 관련 ILO 자격심사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동부 관계자는 "후세인 위원장이 다른 자격으로 등록하는 것은 우리가 관여할 바 아니지만 귀화한 것도 아닌데 우리나라의 노동계 대표단으로 참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국 노동계 대표단에서 제외된 후세인 위원장은 국제자유노련(ICFTU) 고문 자격으로 ILO 아태 총회 참석을 위한 등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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