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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한국의 노동단체, 아주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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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한국의 노동단체, 아주 강하다" ILO 아태총회서 노동계에 대한 불만 은근히 표시
부산에서 29일 시작된 제14차 국제노동기구(ILO) 아시아·태평양 지역총회 개막식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이 개막식 특별연설에서 "노동조합이 양보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후안 소마비아 ILO 사무총장에게 "한국의 노동단체가 아주 강하다"고 말하는 등 노동조합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노동조합이 양보할 것은 양보해야 한다"

이날 오후 벡스코에서 열린 ILO 아태총회 개막식에서 특별연설을 한 노무현 대통령은 한국의 경제상황을 언급하며 최근 몇 년간 4~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경쟁이 심화되고 경제주체 간 지식·정보 격차가 확대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그리고 소득 계층 간의 격차가 점점 더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이는 양질의 일자리를 축소시키고 비정규직 근로자를 확대시키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은 일자리"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일자리가 많아져야 하고 일자리의 질 또한 좋아져야 한다"며 한국 정부가 △중소기업 활성화 △서비스산업의 다양화 및 고급화 △선진적인 고용안전망 구축 △사회안전망 기능 강화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 등을 통해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정부의 정책만으로는 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데에는 역시 한계가 있다"며 기업과 노조가 함께 양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기업은 장기적인 안목과 경영전략을 가지고 사람을 키우고 노동조합은 비정규직을 비롯한 노동자 전체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양보할 것은 또 양보해야 한다"며 "대화와 타협으로 합의의 생산성을 높이고 합의한 내용을 책임 있게 실천해 나간다면 보다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는 이번 ILO 아태지역 총회의 주제인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정규직 노조의 양보가 선행되야 한다는 노 대통령의 평소의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노 대통령은 그간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정규직 노조의 양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특별연설에 앞서 후안 소마비아 ILO 사무총장과 만난 노 대통령이 소마비아 사무총장에게 "한국의 노동단체가 아주 강하다"고 말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노 대통령은 벡스코에 도착해 소마비아 사무총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소마비아 총장이 "지난해 총회 개최를 시도할 때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번 행사는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다. 노동부와 청와대에서 이번 행사를 위해 많은 지원을 해줬다"고 말하자 이같이 대답했다.

지난해 시위 도중 사망한 레미콘 노동자 김태환 씨와 비정규직 문제를 둘러싼 노정간 갈등이 첨예화되면서 노동계가 당시 ILO 총회 불참을 선언해 행사 자체가 유보된 바 있다. 소마비아 총장이 언급한 '어려움'은 이 과정을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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