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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무시해!?"…공정택의 '막가파' 국제중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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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무시해!?"…공정택의 '막가파' 국제중 추진 서울시교육위 "이러다간 싸움 밖에 더 되겠나"
서울시교육위원회가 동의안 심의 보류을 내린지 하루 만인 지난 16일 서울시교육청은 국제중 설립을 예정대로 내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서울특별시교육위원회에서 서울시민의 주된 관심사인 특성화중학교 지정 동의안에 '보류'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특히, 그 동안 특성화중학교 진학을 준비해 온 학생과 학부모에게 혼란을 끼쳐드린 데 대하여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정택 교육감은 "우리 교육청은 서울시교육위가 그 필요성을 인정했기 때문에 당초 계획했던 대로 2009년 3월 1일 개교를 목표로 추진할 것"이라며 "다만, 심의 과정에서 지적된 사항에 대해서 즉시 보완책을 마련하여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공 교육감은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서울시교육위 정례회에서 이를 심의·의결해 줄 것을 간곡히 촉구한다고도 덧붙였다.
  
  공 교육감은 이 보도자료에서 오는 20일 서울시교육위의 정례회에서 안건이 '통과'될 것을 전제로 11월 특성화중학교 지정·고시를 비롯해 전형요강 공고 및 원서 접수, 전형 및 개강 일정까지 덧붙였다.
  
  '무시당한' 시교육위 "달라진 것 없이 결정 바꾸라니"
  
  서울시교육청의 이번 결정에 교육 전문가는 물론 학원가에서조차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가장 황당한 측은 서울시교육위. 공청회와 현장 방문에 이어 협의 끝에 나온 보류 결정을 하루도 안되어 뒤집으라고 요구하는 것 자체가 교육위원을 정면으로 무시하는 처사라는 것이다.
  
  심지어 시교육청은 언론을 통해 국제중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정작 교육위에는 공문서 한 장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위 의장실 관계자는 16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우리도 언론기자들의 전언으로 시교육청의 입장을 들었을 뿐"이라며 "일단 우리로서는 변화된 것이 없기 때문에 표명할 입장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어제 보류가 된 사안을 당장 내일모레 다시 심의해서 의결해 달라니, 교육자로서 평생 살아온 교육위원들이 자신들이 지적한 국제중 추진의 문제점이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손바닥 뒤집듯 결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교육청과 교육위간 싸움밖에 더 되겠나"라고 덧붙였다.
  
  "전문가조차 국제중 개요 모르는데 혼란 막기 위해서라니"
  
  전문가들은 서울시교육청이 그야말로 명분조차 무시한 채 국제중 설립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 아니냐고 지적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대 여론이 늘 높게 나온 데 이어 지난 14일 서울시교육위 주최로 열린 공청회에서는 국제중 찬성론자조차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또 15일 보류 결정을 앞두고 열린 서울시교육위 소위원회에서도 상당수 교육위원이 영훈·대원학원 이사장에게 준비가 덜 된 점을 지적했다.
  
  이윤미 홍익대 교수는 "국제중 설립의 명분은 학원가가 술렁이는 것만 보아도 단적으로 드러난다"며 "교육의 선택권을 강화하겠다고 하지만, 실제로 현재 사람들은 국제중 자체가 무엇인지도 모를 정도로 여론 수렴이 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윤미 교수는 "심지어 이름 때문에 외국인을 위한 국제학교 정도로 생각하는 교육 전문가도 있다"며 시교육청 정책에 붙일 명분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공 교육감은 그간 국제중을 준비해온 학생과 학부모에게 사과한다고 밝히며 시교육위에 은근한 압박감을 안겼다. 이들을 위해서라도 시교육위가 어떻게 해서든 통과시켜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윤미 교수는 "준비한 입장에서야 그런 얘기를 할 수도 있지만 공공 정책을 그 소수를 책임지기 위해 마음대로 바꾼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며 "애초에 잘못된 수요를 만들어놓고 이를 위해 개교하겠다는 말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재근 학벌없는사회 사무처장은 "수월성 교육을 내세우고 엘리트 교육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이미 같은 논리로 만들어진 특목고, 자사고 때문에 국가경쟁력이 좋아졌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고 사교육비만 커졌다"고 지적했다. 하재근 사무처장은 "그럼에도 계속 그런 정책 내세우는 건 특권층을 위한 나라로 노골적으로 재편하려는 의도가 드러나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이토록 막가파 교육감은 처음 본다"
  
  시교육위 관계자의 전망대로 시교육위가 한번 보류된 안건을 며칠 내로 다시 통과시키기엔 실질적인 명분이 없다. 그러나 시교육위가 동의안을 다시 보류하거나 심지어 부결시키더라도 시교육청이 국제중 내년 3월 개교를 강행할 여지는 남아있다.
  
  지방교육자치법 11조에 따르면 국제중과 같은 특성화학교 지정은 교육감 권한으로 시교위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게 시교육청의 논리이다. 최근 선거 자금이 공개되면서 '학원 교육감'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공정택 교육감이지만, 국제중 설립에 대한 의지는 꿋꿋하다. 시교육청은 시교육위의 심의가 열리는 지난 14일 당일 사교육 우려를 줄이기 위해 국제중 전형 방법을 바꿀 수도 있다는 발표를 언론에 흘릴 정도로 강경한 의지를 보여왔다.
  
  따라서 교육단체들은 시교육청이 단독으로 국제중 설립을 강행할 명분이 없다고 지적하면서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국제중 반대 활동에 앞장서온 참교육학부모회 박범이 서울지부장은 "이토록 막가파 교육감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박범이 지부장은 "공 교육감은 국제중이 여론을 무시하고 추진해도 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런데 그게 어떤 가치인지는 도저히 짐작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교육감으로 있는 서울에 여유있는 집안의 아이들이 다닐만한 사립학교 하나는 있어야 자신과 서울의 브랜드 가치가 올라간다는 천박한 욕망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어떻게 해서든지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참교육학부모회를 비롯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4.15 공교육포기정책 반대 연석회의, 안전한학교급식을위한국민운동본부 등 교육·시민단체는 17일 공정택 교육감 사퇴를 촉구하며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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