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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의원 "'전략적 유연성' 양보 책임은 盧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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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의원 "'전략적 유연성' 양보 책임은 盧대통령"

"작년 한미정상회담서 '큰 양보'…여당엔 '공미파'가 다수"

한미 양국 간의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합의'와 관련해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은 "지난해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큰 양보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고 노무현 대통령의 책임론을 직접 거론했다. 같은 당 최재천 의원이 "정부 내 '얼치기 자주파'들의 이중플레이"라고 이종석 통일부장관 내정자를 직격한 것보다 한층 높아진 수위다.

***임종인 "盧 대통령이 미국에 양보한 것"**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합의의 문제점과 대응방향' 토론회에서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은 당초 주한미군의 동북아 분쟁 개입에 대한 반대 입장을 견지해 온 정부의 태도가 돌변한 대목에 주목하며 "지난해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큰 양보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임 의원은 "한미 정상회담 직전까지 미군 전함이 한반도 주위 배치돼 있고 전략적 유연성 개념, 개념계획 5029 등으로 한참 시끄러웠는데 정상회담 직후 슬그머니 조용해졌다"면서 "외교 협상이나 각종 회담을 할 때는 우리가 어떤 상황에 빠져 있다고 공개해 국민의 힘을 얻어내야 하는데 우리는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고 비판했다.

임 의원은 또 외교 안보라인의 책임이 크지만 결국 최종적 책임은 최종 정책결정권자인 대통령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총체적 책임은 대통령의 것"이라고 답했다.

임 의원은 "대통령의 취지와 다르게 외교부 장관이 말하고 성명을 발표했을 리도 없고 NSC에서 추진했던 사안들은 모두 청와대에 보고됐을 테니 대통령이 (미국에) 양보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부연했다.

임 의원은 이어 "국회도 마찬가지"라며 "한나라당에는 숭미파가 대다수지만 우리당에는 미국을 두려워하는 공미파가 다수"라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대미, 대북 문제를 제기하면 민노당 의원들과 우리당 의원 중에 각각 10명, 한나라당 의원 중 1~2명을 합쳐 25명 정도만 의견이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최재천 "얼치기 자주파들의 이중플레이"**

같은 당 최재천 의원은 "정부 당국자들은 이번 합의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위배되고 한미동맹 일반에 대한 논쟁으로 비화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이중플레이를 했다"면서 "관련 문건들을 확보하고 있고 차례차례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전략적 유연성 합의와 용산 기지의 평택 이전, 해외미군재배치 계획(GPR)이 다 관련 있으니 이것을 묻고 가야 한다는 정부 문건도 있다"며 각 사안이 서로 관련이 없다는 정부의 기존 주장과 달리 정부가 이를 한꺼번에 처리하며 국민들에게 숨겨 왔다고 폭로했다.

최근 이종석 통일부 장관 내정자가 정책 혼선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해 온 최 의원은 "정치적 이유로 한나라당 등에 의해 덧칠된, 실제로는 존재하지도 않는 얼치기 자주파들이 외교 안보 정책을 이중적이고 기만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가장 문제"라고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최 의원은 "2003년부터 이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우리 당국자들은 이미 미국과 합의해놓고 겉으론 딴소리를 하고 있었다"며 "이런 이중플레이에 당연히 미국도 반발하고 있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회찬 "전략적 유연성 합의는 한미상호방위조약 위반"**

한미 양국의 군사적 동맹은 한반도의 방어만을 위한 것이고 이는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이 공여한 기지를 사용하는 주한 미군이 해외 작전에 투입되는 것을 허용한 전략적 유연성 합의는 한미상호방위조약 위반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한미 군사 동맹의 법률적 효력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하는데 이번 합의는 그 조약과 양립할 수 없는 것"이라며 "정부가 한미상호방위조약 효력을 인정한다면 이번 전략적 유연성 합의에 관한 한미 외교부 장관의 공동성명은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정부 일각의 주장대로 이번 합의가 정치적 선언일 뿐이라면 정부는 이 합의가 효력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발제자로 참석한 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도 "장관이나 누가 미국 가서 회담한다고 하면 무슨 사고나 치는 게 아닌지, 이번엔 또 뭘 양보하고 올지 겁이 나는데 이번도 마찬가지였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미국 맹종파들이 이번에 그 동안의 숙원사업을 일거에 해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전략적 유연성 문제에 있어서 주한미군의 해외 차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한반도 밖에 있는 미군의 투입 문제"라면서 "전략적 유연성의 주요 목표는 북한"이라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태평양을 담당하고 있는 미7함대 사령관이 '북한에 급변하는 사태가 발생할 때 투입(GO IN) 하겠다'고 말한 것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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