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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윤요섭-박용근 영입, NC의 '신의 한 수'와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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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윤요섭-박용근 영입, NC의 '신의 한 수'와 닮았다 [베이스볼 Lab.] kt-LG 트레이드 뜯어보기
kt 위즈는 20일 영건 우완 이준형을 내주고 LG 트윈스에서 윤요섭과 내야수 박용근을 영입했다. 2015시즌 KBO리그에서 나온 두 번째 트레이드이자, kt가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단행한 트레이드다.

kt의 이번 트레이드는 많은 점에서 ‘신생구단 선배팀’ NC 다이노스의 지석훈-박정준 영입을 떠올리게 한다. 1군 진입 첫해인 2013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에 시달리던 NC는 4월 18일 넥센과 2:3 트레이드를 통해 지석훈-박정준-이창섭을 영입하고 투수 송신영-신재영을 보냈다. 결과적으로 이 트레이드는 NC의 내야 수비와 공격력을 크게 강화하는 계기가 됐고, 5월 이후 몰라보게 달라진 NC는 정규시즌 7위라는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트레이드 당시 3승 11패에 그치고 있던 NC처럼, kt도 20일 현재 2승 15패로 눈앞이 캄캄한 상황. 팀 평균자책점 6점대의 마운드도 문제지만, 타고투저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팀 OPS 0.630의 공격력과 범타처리율 최하위(0.666)의 수비력은 도무지 해답이 보이지 않는다. 이에 팀내에 차고 넘치는 투수 유망주를 내주고, 대신 1군 무대 경험이 있는 내야수와 공격형 타자를 영입하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먼저 kt가 영입한 타자들을 살펴보자. 박용근을 영입하면서 kt는 내야 거의 전 포지션을 커버하는 좋은 내야수를 확보하게 됐다. NC 지석훈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는데, 입단 당시 2차 1라운드 6순위로 높은 기대를 받았던 지석훈처럼 박용근도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3순위로 입단한 유망주 출신이다. 입단 이후 꾸준히 1군 경기에 출전했지만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것도, 노장과 신예 사이에 끼어 팀 내 입지가 애매해졌다는 점도 닮았다. 2루와 3루, 유격수 등 내야 모든 포지션을 볼 수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2013년 NC로 건너가기 전까지 지석훈이 그 해 1군에서 출전한 경기수는 1경기에 불과했다. 박용근은 올해 1군에서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선수 입장에서는 이번 트레이드가 새로운 기회이자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조건이다.

▲2010시즌 출전 당시 박용근 선수. ⓒ연합뉴스

전천후 내야수 박용근 영입으로 kt는 거의 자동아웃 수준인 유격수 박기혁(OPS 0.405)의 대체재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2루수 박경수와 3루수 마르테의 공백에도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세 선수가 거의 붙박이로 나서던 내야진의 선수 기용폭이 훨씬 다양해졌다. 공격에서도 1할대 빈타에 시달리는 기존 내야 요원들과 비교하면 업그레이드가 될 수 있다. 박용근은 2013년 경찰청 전역 이후 불의의 사고로 대수술을 경험했고,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LG에서 어느 정도 공수에서 회복세를 보여줬고(wOBA 0.356), 올해도 퓨처스리그에서 OPS 0.825로 좋은 타격감을 유지했다. 지석훈이 2013년 NC 합류 직후 보여줬던 것처럼 공격에서도 ‘깜짝 활약’을 해줄지 주목된다.

박용근과 함께 건너온 윤요섭은 kt에 ‘2013년 NC 박정준’ 같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지명타자-대타 요원. 당시 NC로 건너온 박정준은 5월 한 달간 타율 0.321에 2홈런 12타점으로 팀 상승세를 이끌었고, 이는 포지션 경쟁자인 조영훈(5월 0.377)의 동반 상승 효과로 이어졌다. 20일 현재 kt는 팀 장타율 0.315로 극심한 장타 부재에 시달리는 상황. 팀 홈런 7개는 NC 테임즈(8개)가 혼자 때려낸 홈런수보다도 적다. 여기에 그나마 간간이 중거리포를 때려주던 김사연마저 부상으로 이탈해 공격력이 더욱 취약해진 상황. 1루수-지명타자 요원인 신명철(0.103), 조중근(0.214), 김동명(0.250)의 장타율이 1번타자 이대형(0.343)보다도 저조하다. 경기 후반에는 내세울 만한 대타 카드가 없어 아까운 찬스가 무산되는 일도 잦았다.

이에 윤요섭은 kt에서 지명타자와 대타로 타선에 힘을 불어넣는 '비타 500'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1군 무대에서 제대로 발휘된 적은 없지만, 윤요섭은 항상 로우 파워(raw power) 하나만큼은 리그 상위권에 든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올해도 퓨처스팀 4번타자로 활약하며 13경기 타율 0.361/장타율 0.583으로 공격력을 발휘했다. LG 팀내에서는 포수로도, 지명타자로도 설 자리가 없는 상황이었지만, kt에서는 좀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kt에서 LG로 건너간 투수 이준형은 1993년생으로 2012년 드래프트에서 삼성에 6라운드에 지명됐던 투수다. 입단 초기 역동적인 투구폼에서 나오는 140km/h 후반대 강속구로 기대를 모았고 데뷔시즌 시범경기에도 출전했지만 어깨 부상으로 기대를 채우지 못했다. 재활치료로 시간을 보내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로 건너왔고, 올해 초에는 빠른 볼 구속 140km/h 중반대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간 투수 육성에 좋은 성과를 거둬온 LG에서 향후 불펜 요원으로 성장이 기대된다.

kt와 LG의 이번 트레이드는 서로 남아도는 자원을 내주면서 필요한 부분을 채운 윈윈 트레이드라고 볼 수 있다. Kt는 장기적으로 키울 투수 유망주는 넘치지만, 내야 유틸리티 요원과 파워히터가 필요했던 상황. 이에 넘치는 우투수 중 이준형을 주고 LG에서 자리가 없던 박용근-윤요섭을 데려와 내야와 타선의 힘을 보강했다. LG 역시 팀의 계획에서 제외된 야수들을 내주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투수를 데려왔다. 서로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주고받은, 이상적인 윈윈 트레이드다.

2년전, NC의 창단 첫 트레이드는 팀의 수비력과 공격력을 강화하고 팀의 운명을 바꾼 ‘신의 한 수’였다. Kt도 이번 첫 트레이드를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까. 이번 주부터 펼쳐질 kt 위즈의 행보를 지켜보자.
기록출처: www.baseball-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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