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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에 대한 추가 조사를 위해 검찰에 다시 출석했다. 이 대표는 조사에 앞서 "권력이 없다고 없는 죄를 만들고 권력이 있다고 있는 죄도 덮는 '유권무죄 무권유죄'의 검사 독재 정권에 의연하게 맞서겠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미리 준비한 종이를 꺼내 "거짓의 화살을 피하지 않고 진실만이 방패임을 굳게 믿는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벌써 세 번째 (조사)"라며 "첫 번째 소환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성남시 FC 사건, 아직까지 뚜렷한 증거 하나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연 조사에 추가 조사 논란까지 벌어진 두 번째 소환 조사 이후에도 검찰에 조종되는 궁박한 처지에 빠진 이들의 번복된 진술 말고 대체 증거 하나 찾아낸 게 있느냐"며 "김성태 전 회장만 송환되면 이재명은 끝장날 것이라던 변호사비 대납 의혹, 마구 부풀리더니 김 전 회장이 구속됐는데도 대납 의혹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했다. 그는 "사실 많이 억울하고 많이 힘들고 많이 괴롭다"면서 "지금처럼 포토라인 플래시가 작렬하는 이 공개 소환, 회술레같은 수치"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제 부족함 때문에 권력의 하수인이던 검찰이 이제 권력 그 자체가 되었다"면서 "승자가 발길질하고 짓밟으니 패자로서 감수할 수밖에 없다. 모두 제 업보로 알고 감수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삶은 하루하루 망가져 가는데, 이 정도 후과는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하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도착해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사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아울러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뇌물 혐의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데 대해 "유검무죄 무검유죄' 시대"라며 "곽상도 전 검사의 50억 뇌물 의혹이 무죄라는데 어떤 국민이 납득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재명을 잡겠다고 쏟는 수사력의 10분의 1만이라도 50억 클럽 수사에 썼다면 이런 결과는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불안과 고통 앞에 공정한 수사로 질서를 유지해야 할 공권력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면서 "이재명 죽이자고 없는 죄 만들 시간에 전세 사기범부터 잡으시라. 벼랑 끝에 내몰린 민생을 구하는데 힘을 쏟으시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 사업이 이 대표의 승인 없이는 안 되었던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진술서로 충분히 사실을 밝혔고, 또 제가 하고 싶은 진술은 다 했다"면서 "검찰이 '바이든'을 '날리는'으로 조작하는 정권의 하수인이어서 없는 사건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하늘이 알고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표의 입장문 낭독은 "이재명 사형"과 같은 반대 구호 목소리에 의해 잠시 막히기도 했다. 그는 낭독을 잠시 멈춘 후 소란이 잦아들자 다시 처음부터 읽어나갔다. 이날 이 대표의 검찰 출두길 풍경은 지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1차 대장동 사건 조사 때와는 달랐다. 앞선 두 번의 조사 당시에는 수십 명의 동료 의원들이 동행했다. 반면 이날은 이 대표 혼자 조용히 검찰청사에 나타났다. 이 대표는 앞서 여러 차례 혼자 다녀오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혼자 다녀오게 도와주십시오"라고 썼고, 주중에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의원들에게 '동행하지 않은 의원들에게 피해가 가니 오지 말아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같은 뜻을 밝히며 마지막까지 동행을 만류했다. 검찰은 1차 조사에서 미진했던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 200쪽 분량의 질문지를 작성하는 등 강도 높은 조사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 대표는 지난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사실상 묵비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제가 하는 모든 진술은 검찰의 조작과 창작의 재료가 될 것"이라면서 "충분히 검찰에 진술서로 진술했기 때문에 검찰의 창작 소재를 만들기 위해 하는 질문에 대해선 진술서로 대신하겠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고 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도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재조사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조사를 마무리하지 않을 가능성을 내비쳤고, '시간 끌기' 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저희는 보고 있다"면서 "이렇게 검찰이 노골적으로 기소 의지를 밝히는 만큼 이 대표는 최대한 방어권을 행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검찰 측) 질문에 대해선 지난번 제출한 서면 답변서로 갈음할 것이며 조사 시간 자체는 길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한 시간, 법원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아내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사건에 1심 선고공판이 열렸다. 민주당은 김 전 대표가 주가 조작에 깊이 관여했음에도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았다며 특별검사제도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안 수석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지금 검찰이 수사하는 것을 보면 자의적으로 선택적으로 수사해서 신뢰할 수 없고, (그래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 필요하단 입장을 갖고 있는데 판결 결과를 보고 관련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도착해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사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