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국면이라는 설명이 무색하게 시중 통화량이 6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가계대출이 증가하고 정부가 한국은행으로부터 빌린 돈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17일 한국은행은 작년 11월 광의통화(M2)량이 전월 대비 0.9% 증가해 3894조9000억 원이 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M2는 감소세를 보였으나 작년 6월부터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이달까지 M2는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M2는 시중 통화량 및 유동성을 확인할 때 가장 보편적으로 인용되는 지표다.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예금 등 M1(협의통화)에 만기 2년 미만의 예적금, 양도성예금증서(CD), 머니마켓펀드(MMF) 등 현금화가 쉬운 단기 시장형 금융 상품을 합산한 통화 지표다. 지난해 건설경기 하락이 이어지자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이 영향을 미쳐 가계대출이 증가하고, 그 결과 시중 통화량이 증가세를 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한은은 1년간 유지한 기준금리 수준을 두고 긴축 국면임을 강조해 왔으나, 실제로는 오히려 유동성 완화가 이어진 셈이다. 여기에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빌린 돈의 규모도 상당해 시중 통화량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부는 한은으로부터 117조6000억 원의 일시대출금을 빌려 썼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그로 인해 발생한 이자만 1506억 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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