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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 왜 한국에서만 말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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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 왜 한국에서만 말썽? [주간 프레시안 뷰] '풍력 공개념' 도입하자
풍력발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어떠신가요? 풍력발전은 재생가능에너지로, 원전이나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중요한 발전방식으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그러나 풍력발전이 이런 긍정적인 면만 가진 것은 아닙니다. 최근 풍력발전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지역주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요즘 풍력발전기는 상당히 대형화되어 있습니다. 전기생산하는 능력은 좋아졌지만, 높이가 100미터가 넘어가는 풍력발전기들이 설치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음 및 저주파음이 발생하고 환경과 경관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설치 과정에서의 환경파괴도 문제입니다. 풍력발전기를 세우는 과정에서 산을 깍아내고, 나무를 베어내고, 진입로 설치를 위해 산림을 훼손하게 됩니다. 특히 최근에는 백두대간과 낙동정맥 산 능선부에 풍력발전이 대규모로 추진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풍력발전은 크게 육상풍력과 해상풍력으로 나뉩니다. 육상풍력은 육지에 설치하는 것이고, 해상풍력은 바다에 설치하는 것입니다. 해상풍력의 경우에는 사람이 사는 곳과는 떨어지게 되므로 소음이나 저주파음 우려는 적습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상당히 먼 바다에 설치되기 때문에 환경이나 경관피해도 적은 편입니다. 반면에 육상풍력은 말씀드린 것처럼 외국에서도 논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4월 8일에는 Jtbc가 풍력발전 문제에 대해 보도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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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가 취재했던 경북 영양군 석보면 맹동산은 저도 얼마 전에 현장을 가 본 곳입니다. 산정상부와 능선이 많이 훼손되어 있었습니다. 이 풍력발전소는 스페인 기업인 악시오나라는 곳에서 만든 것입니다. 그런데 악시오나는 풍력발전기를 설치한 후에 차익을 남기고 맥쿼리에 매각을 했습니다. 정확한 액수까지는 알기 어렵지만, 최소한 2배 이상의 차익을 남기지 않았나 추측이 됩니다.

게다가 맹동산의 풍력발전기 중 상당수는 국유림에 설치가 된 것입니다. 상식적으로는 잘 이해가 안 되는 일입니다. 국가소유의 산림을 민간기업에서 점유하고 풍력발전을 통해 이윤을 올린 후, 팔고 떠날 수 있다는 구조가 말입니다.

이렇게 논란이 많지만 풍력발전으로 생산하는 전기량은 아직 얼마 안 됩니다. 대한민국이 풍력, 태양광을 비롯한 순수한 재생가능에너지로 생산하는 전기는 전체 발전량의 2%도 안 됩니다. 그 중에서도 풍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작습니다. 한국 풍력산업협회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국내에 설치된 풍력발전기는 608.5MW 정도입니다. 지금 가동하려고 하는 신형 원전 1기의 설비용량이 1400MW니까, 그것의 절반도 안되는 셈입니다. 그렇지만 외국의 경우는 상황이 다릅니다. 전세계의 풍력발전은 급성장을 해 왔습니다. 덴마크같은 풍력선진국은 전체 전기생산의 20%가 넘는 전력을 풍력발전이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경우, '논란과 갈등은 많은데 왜 풍력발전으로 생산하는 전기량은 적을까?' 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 이유는 정부가 원전에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반면, 풍력같은 재생가능에너지는 방치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원전과 풍력을 비교해보면, 문제의 원인이 명확합니다. 원전에 대해서는 국가가 '원자력진흥법'까지 만들고, 각종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합니다. 1년에 원전 쪽으로 지원되는 연구개발예산이 5천억원에 달합니다. 그런데 풍력같은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정부가 하는 일이라고는, 민간사업자가 입지를 정해서 풍력발전을 하겠다고 하면 허가를 해주는 수준입니다.

그 결과 이윤만 추구하는 민간사업자들은 환경이나 주민피해를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사업을 밀어붙입니다. 그래서 갈등이 양산됩니다.
▲ 백두대간 풍력발전기. ⓒ연합뉴스

한편 3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에서는 해상풍력이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해상풍력도 지지부진합니다. 일본의 경우에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 후쿠시마 앞바다에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부유식이란, 말 그대로 바다위에 떠 있는 풍력발전기라는 말입니다. 일본의 미쓰비시같은 기업들이 부유식 풍력발전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일본은 4면이 바다이므로 해상풍력발전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영국의 경우에도 해상풍력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섬나라인 일본과 영국이 이렇게 하는데, 3면이 바다인 대한민국도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풍력발전은 반드시 대규모로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소규모로 할 수도 있습니다. 요즘에는 수직축 풍력발전이라고 해서 소음이 적은 풍력발전방식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풍력발전을 하려는 기업들은 대규모만 고집합니다. 그래야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로지 산위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방식만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규제해야 할 정부는 '규제완화'라는 명분으로 생태자연도 1등급지에까지 풍력발전기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버는 이윤은 기업들이 가져 갑니다.

유럽에서 풍력발전이 활성화된 이유는 풍력발전기술을 일찍부터 개발한 덕도 있지만, 풍력발전이 지역주민들의 참여와 합의 속에 추진되었기 때문입니다. 유럽에서는 많은 풍력발전기들을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협동조합 등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그래서 풍력 공개념을 도입하는 것을 검토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풍력발전이 제대로 되려면 지금처럼 민간사업자들에게 맡겨놓을 것이 아니라, 국가가 체계적인 계획을 가져야 합니다. 육상풍력은 생태·환경적 측면과 주민피해를 고려해서 가능한 곳과 불가능한 곳을 명확하게 정해야 합니다. 이것은 정부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해상풍력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므로, 원전과 관련해서 하듯이 국가적 차원에서 정책적·재정적 지원을 해야 합니다.
신형 원전은 하나 짓는데 4조원 가까운 돈이 들어갑니다. 이 돈은 한국수력원자력이 회사채를 발행해서 주로 마련합니다. 원전처럼 미래가 없는 일에 돈을 쓸 것이 아니라, 재생가능에너지에 투자를 한다면, 대한민국도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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