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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광주에서 "열린우리당 창당, 진심으로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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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광주에서 "열린우리당 창당, 진심으로 사과"

정치 비전 발표에서 '호남' 54회 언급하며 구애…安신당 견제도

가칭 '국민회의'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호남 정치 비전'을 발표하며 호남 민심에 대한 구애를 펼쳤다. 천 의원은 특히 노무현 정부 당시의 열린우리당 창당에 대해 "전략적 과오"라고 자평하며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대북 송금 특검과 열린우리당 창당은 호남에서 '반(反)노무현' 정서가 생겨나게 하는 싹이 됐다. 이 지점을 공략한 것으로 보인다.

천 의원은 29일 광주시의회에서 한 기자 회견에서 "어느 때부터인가 호남 정치는 전략 투표라는 이름으로 표나 몰아주는 단순한 하청 동원 기지로 인식되어 왔다"며 "'우리가 결정하면 너희는 찍어라' 하는 식의 패권주의의 희생물이 되어 왔다"고 주장했다. 천 의원은 이어 "야당과 호남의 정치가 이 지경이 된 데에는 누구보다도 저에게 커다란 책임이 있다"며 "저는 호남의 아들이며 고향 분들로부터 분에 넘치는 성원을 받으며 20년 가까이 정치에 몸담아 왔음에도 저 자신의 부덕과 무능으로 말미암아 강한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열린우리당의 창당에 앞장섰지만 통합에 실패해 민주 개혁 세력과 호남의 정치력을 약화시키고 지지자들께 깊은 상처를 드렸다"며 "저는 열린우리당의 창당이 정치 개혁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단순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지역주의에 관한 그릇된 양비론에 영향을 받아, 호남의 희생을 바탕으로 패권의 싹이 자라나게 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난날의 전략적 과오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면서 호남 주민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호남 정치의 부활과 복원으로 제 빚을 갚고자 한다"며 "오늘날 호남 정치가 쟁취해야 할 가장 핵심적인 목표는 바로 '호남 개혁 정치의 부활과 복원'"이라는 방향을 제시했다. "호남 정치는 무엇보다 이 나라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호남의 소외, 차별과 낙후를 극복할 비전과 전략을 마련하고 그것을 실현할 힘을 길러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의 기득권 체제를 스스로 해체시키는 용기 있는 결단과 행동을 보여주기 바란다"며 "이런 저런 조건을 걸지 말고 솔선해서 먼저 실천해 달라"고 공개 촉구하기도 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도 그는 "호남이 가진 민주주의 역사성을 보다 철저히 구현하기 위해 개혁적 가치와 비전을 선명히 해야 한다"며 "기득권에 찌든 정치인들과 손잡고 '도로 새정치민주연합'으로 회귀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는 안 의원이 호남 현역 의원들 등 더불어민주당 탈당파와 손잡은 데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천 의원은 이날 오전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안 의원께서 신당의 방향, 노선에 대해서도 발표한 것을 언론에서 봤는데, 노선에 관한 문제는 충분히 우리가 함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그런데 인물 면에서 '신당을 만드는데 도로 구당이다' 이런 말까지 할 수 있을 정도의 후퇴는 우려된다"고 꼬집었었다.

천 의원은 '호남'이 총 54번 언급된 이 비전 선언문에서 "현 단계에서 호남 개혁 정치를 부활시키기 위해 '연대의 3원칙'을 견지하고자 한다"며 △반패권 연대 △가치와 비전의 연대 △승리와 희망의 연대라는 3가지 조건을 밝혔다. '반패권 연대'에 대해 그는 "지역 패권, 일당 또는 양당 패권, 계파 패권 등 어떠한 형태의 패권에도 결연히 반대한다"며 "저는 야권 주도 세력의 교체와 패권주의 청산 없이는 어떤 연대도 하지 않을 것이다. 만일 낡은 패권을 극복한다고 하면서 새로운 패권으로 대체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그에 대해서도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가치와 비전의 연대'에 대해 그는 "선명한 개혁적 가치와 비전을 공유한 집단만이 수권 정당이 될 수 있다. 혁신의 대상이 어느 날 갑자기 혁신의 주체로 둔갑하는 '마술 쇼'로 호남정치가 희화화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면서 "신당을 만든다고 하면서 기득권에 찌든 정치인들과 대거 손잡는 것은 호남 민심을 오독하고 모처럼 찾아온 혁신의 기회를 무산시키는 길"이라고 재차 안 의원 쪽을 겨냥한 비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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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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