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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부시, 아쉬운 MB? 靑 "부시, 李대통령 발언에 감명받아 오찬발언 요청"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20 금융정상회의에서 다시 만난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끈끈한 우정'을 발휘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유난히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온 양국 정상이지만, 조만간 퇴임할 부시 대통령에게 이번 G20 정상회의는 국제 외교무대의 마지막 장이다.

포토라인에서 '활짝'…이라크 파명 감사서한도 보내

특히 이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15일 낮 업무오찬에서 영어연설을 통해 시장개방과 보호무역주의 지양을 역설한 것은 부시 대통령의 직접적인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얼마 전 부시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할 때 '보호무역주의로 후퇴해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거기에 대해 백악관 부대변인이 '통찰력 있는 발언'이라고 평가했다"면서 "부시 대통령이 이 대통령의 발언에 감명받아 오찬발언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에도 부시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우리 정부의 이라크 파명에 대한 감사의 뜻을 보내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은 친서에서 "그 동안 이라크에 파병돼 활약해 준 자이툰 부대의 노고를 치하한다"면서 "자이툰 부대의 활약은 대한민국이 전 세계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아주 성공적으로 공헌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증거"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도착 첫날 열린 공식만찬에서도 두 정상은 활짝 웃으며 악수를 나누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 이명박 대통령이 14일 오후 (한국시간 15일 오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부시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시장을 제약하는 게 아니라 정상화시켜야"

G20 금융정상회의는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와 감독을 강화하고 각국 금융당국 간의 공조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이날 폐막됐다.

공동선언에서 각국 정상들은 "모든 금융시장과 금융상품,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적절한 규제와 감시를 받아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시장에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도록 했다.

또 세계적인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긴밀한 거시경제 정책의 공조에 기반한 광범위한 정책대응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같이하면서 이를 위해 내수경제 상황에 대응한 통화정책과 내수부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 정책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다만 금리인하 방안에 대해선 별다른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경기부양책도 각국이 자국의 실정에 맞춰 개별적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공동선언에는 또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각국이 보호주의와 내국지향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개방된 세계경제를 위한 공약'도 담겼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금융정상회의 선도발언을 통해 "보호무역주의는 또 다른 보호무역주의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고, 그 결과 세계경제는 더욱 침체에서 헤어나기 힘들게 될 것"이라면서 "경제적으로 취약한 신흥경제국들이 보호무역주의에 더 큰 피해를 받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낮 열린 업무오찬에서도 영어 연설을 통해 "시장 기능을 제약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기능을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실물경기침체 방지를 위한 방안으로 자유무역과 시장 개방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 대통령은 "각 국이 경쟁적으로 무역장벽을 쌓아 무역과 소비를 위축시킨 결과 세계 경제침체가 더욱 악화되고 무려 10여 년 동안 지속됐다"면서 "이런 근린궁핍화정책을 되풀이 해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G20 정상들은 △금융상품 및 금융기관 공시 강화 △금융시장 건전성 및 리스크 관리기능 제고 △신흥개도국 참여 확대 등 IMF 및 세계은행의 지배구조 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47개 중단기 실천과제(Action Flan)에 합의했다.

또 이 같은 실천방안의 이행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공동의장국인 한국과 영국, 브라질의 주도 아래 내년 4월 중 제2차 G20 금융정상회의를 개최하도록 했다.

"신흥국 위상 높아졌다…무거운 책무 느껴"

그동안 이 대통령이 누누히 강조해 온 '보호무역주의 불가론', '신흥국 주도론' 등이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대체적으로 관철된 대목을 두고 청와대는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이날 정상회의 직후 전격적으로 기자실을 찾은 이 대통령은 "한국이 1세기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중대 과제 속에서 국제무대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신흥국가들의 국제사회에서의 발언권이 높아졌으며 위상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상당히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 낸 이번 회의 결과가 예상보다 성공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다음 4월 말까지 제2차 G20 정상회의에 제출되는 국제금융 변화에 대한 대책안을 한국과 영국, 브라질 등 3개국 의장단이 만들고 제안토록 돼 있다"며 "이런 의미에서 한국이 새로운 금융체제 변화를 꾀하는 세계 경제사에 크게 기여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한국이 세계 경제위기를 방지하기 위한 과정과 새로운 세계의 경제사를 만드는데 기여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무거운 책무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현지 시간으로 오는 16일 미국 상의회장 접견, CNN과의 기자회견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남미로 떠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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