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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북한 핵전쟁 준비" 사실관계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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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북한 핵전쟁 준비" 사실관계 따져보니… '비핵화' 성과 나오자 태도 바꿔 '남북 정상회담' 비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7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피력한 것은 "북한의 거짓말"일 것이라고 넘겨짚으면서 대북 특사단의 방북 성과에 대해 깎아 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민주평화당 조배숙, 정의당 이정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등 여야 5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회동을 했다. 지난 5일부터 1박 2일간 평양을 방문한 대북 특사단의 방북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안보 문제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구하자는 취지다.

문재인 대통령은 먼저 모두 발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고비를 맞이하고 있다. 지금까지 오는 과정에 대해서는 그때그때 사전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긴밀하게 협의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특사단의 방북 결과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보고 계시지 않은가 싶다"며 대북 특사단의 방북 성과가 미국 대통령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곧바로 마이크를 넘겨받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부터 '작심 비판'을 하기 시작했다. 홍준표 대표는 "북핵 문제를 처리해 오면서 30년 동안 북한에 참 많이 속았다"며 "김대중 대통령이 2000년 6월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돌아와서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고 선언했지만 그 이튿날부터 김정일 위원장이 바로 핵전쟁을 준비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발언을 했다.

홍준표 대표는 "2007년 노무현 대통령께서 남북 정상회담을 했지만 북한은 바로 핵실험을 계속했다. 2005년 6자 회담에서 북핵 폐기 로드맵까지 다 만들어놓고 또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1차 핵 실험을 한 것은 2006년 10월이지만, 2007년 10월 남북 정상회담을 한 후 2차 핵실험을 한 때는 이명박 정부 집권 2년 차인 2009년 5월이다. 따라서 노무현 정부의 남북 정상회담 직후 '북한이 바로 핵실험을 했다'는 홍준표 대표의 발언은 인과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여야 5당 대표와 청와대에서 회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대표는 "이번에도 평화를 내세워서 남북 회담을 하고 있지만, 이것이 북핵 완성의 시간을 벌어주는 남북 정상회담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 마지막 북핵 완성의 단계에 와 있기 때문에 정말로 대한민국 국민한테 불행한 사태가 올 수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과거에 북한에 속았던 전철은 이번에는 밟지 마시라"고 말했다.

그동안 자유한국당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형성된 남북관계 해빙 분위기에 대해서 '비핵화'에 대한 확언 없는 대화는 의미가 없다고 그 의미를 깎아내려 왔다. 그러다 정작 대북 특사단이 지난 5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 의지'에 대한 확언을 받고 오자, 돌연 '비핵화라는 거짓말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태세를 전환한 것이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 대표 또한 "북측이 비핵화 의지를 밝힌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고 북한의 진정성"이라며 홍준표 대표를 거들었다. 유승민 대표는 "북한이 일시적으로 제재와 압박을 피하고 군사적 옵션의 압박을 피하기 위해서 시간 벌기용 쇼를 하는 것인지, 이번에는 실제로 비핵화의 길로 나올 것인지 여부는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상호 약속, 검증과 실천을 통해서 하나씩 확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대표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위해서 동맹의 신뢰를 깨뜨리는 언행을 함부로 하는 문정인 대통령 특보는 대통령께서 즉각 해임할 것을 바란다"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문정인 특보는 대표적인 대북 대화파 학자다.

유승민 대표는 또 "천안함 폭침의 주범인 김영철을 받아들인 것은 천안함에서 전사한 우리 장병들과 유가족에 대한 모욕이고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것"이라며 "북한이 김영철을 보내겠다고 했을 때, 저는 대통령께서 단호하게 반대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는 "앞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회담의 성과를 위해서는 대통령과 정부 힘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여야를 넘어서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에 힘을 실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앞으로는 우리 정치권이 평화를 함께 만드는 시기를 열어나가야 하는 때"라고 힘을 보태며 '평화 만들기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상설화'를 제안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홍준표 대표가 북한 의도에 속지 말아야 한다는 경계의 말씀을 주신 것은 참으로 중요하지만, 그래서 의도를 알아내기 위해서라도 대화는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추 대표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있다고) 그렇게 말을 했다는 것 자체도 저는 상당한 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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