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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협상단, 농업 분야 '통합협정문' 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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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협상단, 농업 분야 '통합협정문' 도출 FTA 협상, 상품무역 이외 분과들에선 상당한 진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4차 협상 첫날인 23일 상품무역 분과에서 '협상 중단'이라는 파열음이 났지만 다른 분과들의 협상에서는 상당부분 진전이 있었다. 한미 양국 협상단은 3차 협상 때까지도 통합 협정문을 만드는 데 실패했던 농업 분과에서 통합 협정문을 도출했고, 또 다른 분과들에서는 분과별 통합 협정문안에 남아 있던 '괄호'를 상당수 제거했다.
  
  '괄호'란 한미 양국 협상단이 분과별 통합 협정문을 작성하면서 양국 간 이견이 조율되지 않아 일단 빈 칸으로 남겨둔 항목을 의미한다. 양국 협상단은 1차 워싱턴 협상 때부터 분과별 통합 협정문을 작성하면서 각기 자국 내에서 논란과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안들을 일단 괄호로 처리하는 방식을 취했다.
  
  김종훈 우리 측 수석대표는 23일 오후 9시 30분에 연 브리핑에서 "첫날인 오늘 협상이 종료된 후 분과장들의 보고를 받아보니 미미한 내용의 괄호들이 많이 제거됐다"면서 "그것도 (핵심 쟁점 대신 기술적인 논의나 상호 간 타협이 필요한 비(非)핵심 쟁점들부터 일단 타결하는) '가지 치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어떤 괄호가 제거됐는지는 너무 자세한 내용이라 일일이 소개하기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김종훈 대표는 "한미 양국은 관세 양허안에서 협의를 진전시키는 것이 전체 협상을 이끌어가는 데 중요하다는 점에 서로 이해를 같이 했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다른 분과들에서 (통합 협정문의) 텍스트 상의 많은 괄호들을 벗겨가는 것과 같은 '가지 치기' 노력을 등한시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협상 둘째 날인 24일에도 이런 '가지 치기' 작업이 계속된다. 이날에는 무역구제 분과와 금융서비스 분과의 협상이 새로 시작된다. 전날 협상을 개시한 농업 분과, 섬유 분과, 자동차 작업반, 의약품·의료기기 작업반, 투자 분과, 서비스 분과, 통신·전자상거래 분과, 원산지·통관 분과, 지적재산권 분과, 환경 분과, 분쟁해결·투명성·총칙 분과의 협상도 계속된다. 단 협상이 결렬된 상품무역 분과에서는 공식 협상 대신 개별 협상사안별로 소규모 접촉이 계속될 전망이다.
  
  김종훈 "개성공단에 대한 우리 측 입장 어려워진 건 사실"
  
  김종훈 대표가 밝힌 한미 FTA 4차 협상 첫날의 결과를 보면, 이날 드디어 마련된 농업 분과 통합 협정문에 특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와 저율관세수입물량(TRQ)의 도입 및 운영 방식 등이 주요 내용으로 들어갔다. 김 대표는 농업 세이프가드와 TRQ를 협정문에 넣는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을 뿐 이 두 제도의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아직 양국 협상단 간에 많은 의견차가 있고, 또 양국의 농업 양허안이 확정돼야 이 두 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농산물의 양허 수준을 놓고는 양측이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섬유 분과에서는 섬유 세이프가드의 도입 및 섬유제품의 우회수출을 방지하기 위한 양국 세관당국 간 협력 방식에 대한 협의가 시작됐다. 김종훈 대표는 미국 측이 이날 제시한 2차 수정 양허안에 대해 "미국 측은 우리 측 수출액 기준으로 13억 달러에 해당하는 품목들에 대한 양허 수준을 높이며 나름의 성의를 보였지만 그것은 (관세철폐 제외를 포함한 '기타' 단계에서 관세철폐 이행 최장기간인) '10년 이내'로 옮긴 것에 불과하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서비스 분과와 투자 분과에서는 이번 4차 협상이 끝난 후 양측이 이번 협상 결과를 반영한 수정 유보안을 만들어 5차 협상 전에 교환하자는 데 대해 양측이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밖에 "'전문직 자격 상호인정'을 위한 협의체 문제, 택배 문제에 대한 논의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김종훈 대표는 덧붙였다.
  
  원산지·통관 분과에서는 여러 가지 세부적이고 기술적인 사안들에 대한 양국 협상단 간 합의가 이뤄졌다. 단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상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하기 위한 장치로 '역외가공방식'을 도입하자는 우리 측 입장과 이 문제는 협상 실무선에서 다루기 어렵다는 미국 측 입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다. 김종훈 대표는 "협상에서 '역외가공방식'에 대해 경제논리를 축적하려는 우리 측 입장이 최근 북한 핵실험으로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자동차 작업반, 의약품·의료기기 작업반, 통신·전자상거래 분과, 지적재산권 분과, 환경 분과, 분쟁해결·투명성·총칙 분과에서의 협상 결과에 대해 김종훈 대표는 "협상 첫날인 만큼 특별히 진전이라고 할 만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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