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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농업 분과의 고위급 협상이 5일 개시된 가운데 이 협상에서 한미 FTA의 공식 의제는 아니지만 한미 FTA의 핵심 딜 브레이커(deal breaker, 협상 결렬 요인)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관련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 측은 최근 실무급 협상에서 '쇠고기에서 뼛조각이 하나라도 발견되면 해당 쇠고기 수입분을 모두 반송·폐기 처분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물러나 '뼛조각이 발견된 상자만 반송·폐기 처분한다'는 양보안을 제시했다가 퇴짜를 맞았지만, 이번 고위급 협상에서는 미국 측이 이 양보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측이 이번 협상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불투명하다. 미국 측 협상단이 '한국 정부 역시 미국산 쇠고기에서 발견된 뼛조각이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일(현지시간) 미 의회에 제출한 <2007년 통상정책 의제 및 2006년 미 대통령 통상협상 프로그램 연례보고서>에서 "한국은 지난해 9월 쇠고기 시장을 부분적으로 재개방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닫혀 있는 상태"라며 "한국의 쇠고기 시장을 완전히 개방시키기 위한 작업을 계속할 것"라고 강조했다.

미 무역대표부는 이 보고서에서 "미국은 지난 2006년 가을, 뼈를 제거한 쇠고기를 3차례 한국으로 선적했으며, 한국은 수입위생조건에 부합하지 않은 물질(뼛조각)이 발견됐다며 수입을 거부했다"면서 "그러나 한국 측은 이같은 물질이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미 무역대표부는 "미국은 새로이 개방된 시장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잠재적 오해를 피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 측에 쇠고기 수출을 재개하기 전에 여러 차례에 걸쳐 수입 검사 절차를 규정한 문서 사본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받지 못했다"고 한국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 보고서에는 △3번째 대한(對韓)수출 쇠고기에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검출된 사실 △미국 내 쇠고기 수출 작업장의 불량한 위생 상태 △미국의 불충분한 광우병 검사 정책 등 미국 업계에 불리한 객관적 사실들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미 무역대표부는 매년 3월 1일 미 의회에 제출하는 이 보고서에서 작년에는 '쇠고기 수입 재개가 한미 FTA 4대 선결조건 가운데 하나'라고 밝힌 바 있다. 올해 보고서에서는 한미 양측 FTA 협상단의 주장처럼 "쇠고기 무역은 한미 FTA 협상 의제가 아니다"라는 문장이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