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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노조와해 공작’ 문건 공개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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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노조와해 공작’ 문건 공개 파문 위원장 고립·유동성 위기 활용 등의 내용 담겨 있어
일간스포츠(사장 장중호)가 구조조정을 실시하기 위해 일찌감치 노조를 와해하려 했다는 회사측 문건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신문·통신노조협의회 등은 문건의 공개 이후 즉각 반발하며 일간스포츠측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회사측 “위원장 외면·공격, 집행간부 비공식 접촉 강화”**

전국언론노조 산하 신문·통신노조협의회는 최근 열린 대표자회의에서 일간스포츠 회사측의 노조 와해 공작 의혹이 담긴 문건을 공개했다. 24일 프레시안이 입수한 문건에는 △구조조정 경과 보고 △노조 변화 △향후 방향 등 회사측의 전술이 자세히 기술돼 있었다.

문건에 따르면, 회사측은 “(구조조정) 초반에는 ‘회사가 어려워 어느 정도의 고통 감수는 피할 수 없다’는 정서였으나 (노조 집행부의 활동으로) 이후 ‘회사의 조치가 너무 지나치고 일방통행식이다’라는 쪽으로 변화가 일고 있다”고 진단한 뒤 “위원장은 주변으로부터 홀대받는다는 피해의식이 있고, 능력과 반비례한 권위의식·독선적 성격 등을 갖고 있어 위원장과 다른 집행간부들을 분리해 대응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회사측은 또 “위원장은 태도 변화가 일어날 때까지 외면과 공격을 하고, 집행간부들과는 비공식 접촉을 강화해야 한다”며 “집행부 균열로 인한 실책은 회사에게는 득이 되고, (상급단체로의) 교섭권 반납 또는 파업사태로의 비화만 막으면 된다”고 적고 있다.

회사측은 향후 방향과 관련해서도 “구성원들에게는 부드러움을 기조로 설득과 호소, 그리고 사실 적시 수준에서 끝내되 위원장의 실책이 드러나도록 하고, 비난이 필요한 경우에는 형식과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회사측은 임금협상과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임협은 미지급 임금·유동성 위기 등을 활용해 빠른 타결을 유도하는 대신 공식석상에서는 원칙을 강조하며 공전을 유도해야 한다”며 “정리해고 등 합의가 필요 없는 사항은 스피디한 진행이 기능하다”고 내다보고 있었다.

***언론노조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상의 지배·개입”**

공개된 문건에는 전문가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미팅보고서>라는 제목의 임금협상 전술방안도 들어 있었다.

7월 30일자로 작성된 이 문건에는 “노조가 협상을 지연하면 문서로 계속해서 회사측의 뜻을 밝히고 그것을 증거로 남겨둬야 하며, 정리해고 회피 노력 무산과 임협 지연은 노조의 책임으로 돌리고 회사는 경영의 어려움을 들어 정리해고를 합리화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문건에는 또, 노조측의 파업에 대비해 “제작거부는 불법이면 오히려 좋을 것”이라며 “이것을 빌미로 노조가 약화될 수도 있다”고 쓴 대목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김성근 전국언론노조 조직국장은 “지난 7월 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번 문건에는 회사측이 그동안 얼마나 기만적으로 노조와 구성원들을 속여 왔는지가 여실히 드러나 있다”며 “더군다나 자신들이 계획한 구조조정안의 관철을 위해 노조를 와해하려 했던 점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상의 지배·개입 행위”라고 비판했다.

일간스포츠 노사는 지난 15일 △임금 총액대비 19% 삭감 △추가 희망퇴직 실시 등을 주요골자로 하는 임·단협안을 조인한 바 있다. 전국언론노조 일간스포츠지부는 조인식 직후 위원장의 사퇴의사 표명과 사무국장 등의 퇴사로 사실상 노조의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회사측 “실무자선에서 검토한 것, 노사 합의로 종결”**

이에 대해 일간스포츠 회사측은 “문제될 게 없는 문건”이라고 반박했다.

회사측 한 관계자는 “이미 장중호 사장이 지난 15일 조인식 때 이와 관련해 유감표명을 했고, 또 노조측도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더 이상 문제될 것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더군다나 해당 문건은 통상적으로 실무자들이 업무의 원활을 위해 작성한 것일 뿐 윗선에 보고 되지도 않았던 내용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팅보고서>는 외부에서 작성한 것으로 출처 또한 불분명하다”며 “실무자들은 이를 자세히 읽어보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노동계의 입장은 달랐다. 전국언론노조 조직쟁의실 김영 노무사는 “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만든 노조에 회사측이 개입하려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벌써 심각한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이라며 “따라서 그에 대한 결과가 굳이 발생하지 않거나 해당 노조가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해도 책임을 면키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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