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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여대 이사회 정관 개정…'인사권 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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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여대 이사회 정관 개정…'인사권 독점' 교수평의회 "이사회 퇴진투쟁 해나갈 것"
성신여대 이사회는 9일 서울 홀리데이인 성북 서울 호텔에서 이사회의를 열고 이상주 총장과 교수들의 반발이 격심한 가운데 '교수·보직 임면권을 이사회로 귀속시킨다'는 내용의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성신여대 교수평의회는 "이사회 퇴진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성신여대의 비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사회는 묵묵부답**

이사회는 이미 지난해 12월 23일 그동안 총장이 행사해 온 교수 임면권과 대학원장, 학장, 처장 등 보직 임면권을 이사회의 권한으로 옮기기 위한 정관 개정을 시도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이사 1명이 건강문제로 사임해 주요 의안의 통과 요건(9명 중 6명)을 충족시키지 못하자 이사회는 지난 13일 '교육부의 승인 없이 이사회 임원을 선임하고 이사장을 선출한다'는 내용의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키고 그간 감사였던 사람을 이사로 임명해 정관 개정에 필요한 이사 수를 확보했다.

이날 성신여대 이사들은 이사회에 참가하면서 교수들과의 충돌을 우려해 오전 7시 반쯤부터 회의장에 도착했으며 예정된 대로 9시쯤 회의를 시작했다. 교수평의회 소속 교수들은 회의장 밖에서 이들을 기다리다 결국 안으로 들어가 심화진 이사장에게 정관변경에 항의하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이사회 측이 고용한 경비업체 직원으로 보이는 이들이 교수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30여 명의 교수들은 회의장으로 들어간 뒤 이사들과 1시간 이상 학교의 미래 등에 대해 즉석 토론을 벌어기도 했다.

교수평의회 측은 "성신재단은 법정 부담금조차 한 푼도 내지 않고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충당하고 있다"며 "심지어 재단 사무실의 운영을 위해 성신여대 직원들을 편법 발령하고 그들의 급여와 행정비용을 모두 학교 예산에서 빼내기까지 한다"고 비판했다. 또 "대학의 발전을 고민한다면 대학의 자율권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며 "이사회가 학교를 위해 한 일이 무엇이냐"고 따져물었다.

특히 성신여대 전 교수평의회장인 김도형 교수는 심 이사장에게 "개인적으로는 학교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정관 개정도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전제한 뒤 "이사회가 생각하는 학교의 미래상과 발전방안이 무엇인지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심 이사장은 이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은 채 '교수 임면권의 이사회 귀속'의 정당성만 되풀이 주장했다.

이날 이사회는 교수들을 내보낸 뒤 회의를 속개해 정관 개정안에 반대하는 이상주 총장을 비롯한 세 명을 제외한 나머지 6명 이사의 찬성으로 교수·보직 임면권을 이사회가 갖는 내용의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성신여대 사태'는 사학들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

이금숙 성신여대 교수평의회장은 이날 이사회가 끝난 뒤 "앞으로 이사회의 즉각 퇴진을 위해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재단 전입금 한 푼 없이 권한만 행사하는 현 이사회는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정현석 경영학과 교수는 "이사회가 이유 없이 인사권을 독점하려 한 것 때문에 지난 2년간 학내 안정화를 위한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며 "현 이사회는 교육 투자 계획이 제출될 때마다 거부함으로써 구성원들이 대학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현재 교수단체, 총동창회 등 학내의 여러 단체들이 수차례 감사원에 감사 신청을 했다"며 "감사원은 최소한의 원칙도 지키지 않는 성신재단을 감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도형 교수 역시 "심화진 이사장은 어떤 형태의 기여도 한 적이 없고 설립자의 정통성을 계승할 아무런 근거도 없다"며 "게다가 취임한 이후 회의록조차 공개하지 않았고 숱한 면담 요구를 묵살했다"고 비판했다.

김교수는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사회가 학교 발전을 위한 아무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른바 '성신여대 사태'는 기존 사학들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나아가 개방형 이사가 왜 필요한지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신현수 성신여대 법인사무팀장은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이사회는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총장이 임면하는 기존의 방식보다 인사위의 심의와 총장의 제청으로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이사장이 임면하는 방식이 더욱 객관적이고 민주적일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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