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호 전 교수 구명·진상규명 운동 활발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네티즌 청원' 게시판에는 아이디 '바른 삶을 살자'의 제안으로 "사법부에 바랍니다. 석궁사건 교수님을 선처해 주시기 바랍니다"는 제목으로 서명 운동이 시작된 데 이어, 20일부터는 "국회에 바랍니다. '석궁사건' 국회 진상조사단을 만들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서명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1만5000명 서명이 목표인 '선처' 서명에는 21일 오후 5시 기준으로 9000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서명에 참여했고, 1000명 서명이 목표인 '진상조사' 서명에는 서명 개시 하루 만에 280여 명의 네티즌들이 서명했으며, 서명 참여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앞서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은 지난 19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국회에서 법사위와 교육위가 공동으로 진상조사단을 꾸리도록 제안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명에 참가한 네티즌들은 "국회의 진상조사에 찬성한다"며 "다만 말로만 끝나지 않고 진상조사가 이뤄져 교육계와 법조계의 부조리를 밝혀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 주변에 항상 일어날 수 있는 일"
또 '다음'에는 지난 18일 '김명호 교수 구명운동' 카페()가 개설됐고, 김 전 교수의 제자인 현종석(35. 성대 수학과 91학번) 씨가 운영하고 있다. 이 카페에는 하루 100명 이상의 회원이 가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 씨는 카페 개설 취지에 대해 "김명호 교수 사건은 남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언젠가 우리 주변에서 항상 일어날 수 있는 일로 안타까운 사회 현실을 그대로 담고 있다"며 "적절한 시기에 정당한 조치가 취해졌다면 현재와 같은 불미스러운 사건은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 씨는 이어 "순수한 동기와 정당한 논리, 그리고 실력을 가졌어도 다수의 힘에 의해 무시되고 결국에는 극단적 상황에까지 몰리는 현실에 누가 만족할 수 있겠냐"며 "이번 사건으로 정신적 또는 육체적으로 고통 받는 모든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현 씨는 "박홍우 판사에게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여론 "법원 판결 잘못"이 우세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다음'이 조사한 '김명호 씨가 교육자로서 문제 있다는 법원 판결문 내용에 동의하십니까'라는 온라인 여론조사에 3211명이 참여해 77.3%(2483명)가 '동의 못한다'고 답했다. 반면 '동의한다'는 의견은 18.7%(600명)에 그치는 등 온라인에서는 김 전 교수에 대한 옹호론이 대세다.
이는 오프라인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지난 18일 전국 성인남녀 7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55%)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9.5%가 '법원의 판결이 공정하지 못해 신뢰하지 못한다'고 답했고, '신뢰한다'는 의견은 22.4%에 그쳤다.
리얼미터는 "판사에 대한 테러도 문제지만, 법원 판결에 대한 불신의 정도가 이 정도면 심각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정도로 '재임용 거부' 판례되면 사립학교에서 '악용' 우려"
또 김 전 교수가 재임용에서 탈락한 이유인 '교육자적 자질'에 관한 토론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과학기술인연합' 사이트() 회원자유게시판에 아이디 'Ra'는 "잘 가르치고 학생들에게 친절하다고만 좋은 교육자는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대학에서 교육자로서의 자질은 첫째가 학자로서의 자질인데. 그런 면에서 보면 현재 우리의 대학들엔 교육자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교수들이 너무 많다"면서 "(지도) 학생받기도 거부하고, 논문도 안 쓰고, 특별히 강의 준비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그냥 사는 교수들 말이다"고 교수 사회를 비판했다.
아이디 '빨간거미'는 "이런 정도의 근거로 교수에 대한 재임용을 막을 수 있다면 얼마나 많은 사립학교에서 이를 악용할 수 있겠냐"며 "특히 법원의 인정은 판례로써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빨간거미'는 "금번 김명호 교수의 행동 또한 아쉬운 점이 많고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 부족한 부분의 정도가 재임용을 탈락시킬 정도라고 '법정에서 딱 잘라서 결정'할 수 있을 만큼의 것이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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