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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어떻게 1억 원이나 모았습니까?" [조선학교 이야기①]에다가와학교 지원모금 1차 전달
"아니 어떻게 1억 원이나 모았습니까?"

24일 저녁 일본 도쿄 고토구 에다가와 지역에 위치한 '도쿄 제2조선초급학교.' 최근 진행된 '에다가와 조선학교 지원모금'의 1차 모금액 전달식 기자회견에서 한 일본 기자는 눈이 휘둥그래져서 이렇게 물었다. 두 달이라는 짧은 기간에 이렇게 많은 돈을 모아 놀랍다는 것이다.

지난 3년여 동안 도쿄도와 운동장 부지 소유권 분쟁을 벌이던 에다가와 조선학교는 지난 3월 "시가의 10분의 1의 가격(1억7000만 엔. 약 14억 원)에 학교 측이 도쿄도로부터 땅을 사는 것으로 화해하라"는 재판부의 권고를 받아들였고, 남측에서 에다가와 조선학교를 지원하는 단체들이 5월부터 본격 모금을 시작해 1억여 원을 모은 것이다.

두 달 새 1억 원 모아 전달
▲ 전달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재일교포, 남측 대표단, 일본 도민기금 관계자들. ⓒ프레시안

이날 '전달식'은 우선 걷힌 이 1억 원을 에다가와 조선학교 측에 전달하는 자리였다. 남측에서는 '에다가와 조선학교 지원모금'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용택 시인, 수경 스님, 오충일 목사, 이선종 원불교 서울교구장, 정희성 작가회의 이사장 등 10여 명의 대표단이 에다가와 조선학교를 직접 방문했다.

전달식이 열린 이날 저녁 에다가와 조선학교 강당은 잔칫집 분위기였다. 남측의 대표단을 맞기 위해 학교 관계자들은 물론, 무료로 에다가와 조선학교 재판을 맡았던 모로오카 야수코 변호사 등 에다가와 조선학교를 돕는 일본인 단체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삶은 돼지고기와 막걸리 등을 나누며 뜻 깊은 행사를 축하했다.

오츠 겐이치 일본 측 대표는 "바다 건너 남측에서 관심을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이렇게 기금까지 지원해주니 감사하다"며 "일본 시민들도 남측 시민들의 열정 못지않게 일본 사회에서 민족학교가 당하고 있는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주로 에다가와 지역 주변에서 거주하는 일본 주민들과 양심적 시민단체 회원들, 교육자 등 400여 명의 일본인으로 구성된 '에다가와 조선학교 지원 일본 도민기금'은 2004년 '재판지원 연락회'로 시작해 '도민기금'으로 발전해 그 동안 매년 300만 엔 안팎을 모아 에다가와 조선학교에 기부하고 있다. 2005년에는 에다가와 조선학교에 통학버스 '미래호'를 기증하기도 했다.

남측 대표 인사를 맡은 이선종 교구장은 "에다가와 조선학교를 둘러보니 60년 세월이 결코 짧지 않은데 민족의 설움과 아픔을 딛고 뿌리와 자긍심을 지켜온 데 대한 존경심이 생겨난다"며 "아이들의 밝은 웃음을 찾는 훌륭한 학교가 건축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건물이 낡아 천장에서 비가 새는 에다가와 조선학교. 운동장을 지킨 이후 과제는 새 학교 건물을 지어 아이들이 자부심을 갖고 학교에 다니게 하는 것. ⓒ프레시안

'운동장 지키기'에서 '새 학교 짓기'로


이날 전달식은 에다가와 조선학교에 대한 관심이 '운동장을 지키기 위한' 운동에서 '새 학교를 짓는' 운동으로 옮겨가는 전환점이기도 했다. 김순원 도쿄조선학원 이사장은 이날 "토지 매입비를 모두 마련해 6월 29일 도쿄도 정부로부터 운동장 부지를 매입한다"고 선포했다.

"이제 목표는 최신식 시설의 일본학교 못지않은 새 학교를 지어 우리 아이들이 자부심을 갖고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하고, 더 많은 아이들이 '우리 학교'에서 배울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일본과 남측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모로오카 변호사는 "올해 모은 기부금으로 낡은 학교의 책걸상을 새 것으로 교체할 계획이며, 학교 건물을 지을 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측 지원모금 측도 모금은 물론, 학교 건물 무료 설계 등 새 학교 짓기 활동에 적극 동참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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