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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구둣발에 짓밟힌 용산 유가족, 실신 뒤 병원 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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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구둣발에 짓밟힌 용산 유가족, 실신 뒤 병원 후송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대책위 '총력 투쟁' 진행
창졸지간에 경찰 구둣발에 짓밟힌 용산 참사 유가족인 유영숙 씨는 시종 미동도 없이 차디찬 아스팔트 위에 말 그대로 '뻗어' 있었다. 뒤늦게 동료들이 달려와 그를 붙잡고 의식을 깨우려 했지만 유영숙 씨는 간헐적인 신음만을 흘릴 뿐이었다. 결국 의식이 없는 유영숙 씨는 앰뷸런스에 실려 용산 병원으로 급히 후송됐다. 22일 용산 참사 현장에서였다.

이날 참사 현장에서는 '용산 참사 해결을 위한 2차 시국회의'의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는 대정부 총력 투쟁을 위해 이날부터 현장에서 철야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기자회견이 끝나고 용산 참사 건물 옆쪽에 천막을 설치하려던 이들을 저지하고 나섰다.

▲ 용산 참사 유가족인 유영숙 씨가 천막을 놓친채 넘어지고 있다. 그의 주위는 이미 경찰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프레시안

경찰이 유가족의 머리와 어깨, 배 등을 밟아

용산경찰서 수사과장은 "도로에 천막을 설치하는 것은 1년 이하의 징역형"이라며 "용산경찰서는 물러서지 않는다"고 자진해산 할 것을 종용했다. 하지만 범대위는 천막 설치를 강행했고 경찰이 천막을 강제로 빼앗는 상황까지 치달았다.

이 과정에서 천막을 끝까지 붙잡고 있던 유영숙 씨는 결국 천막을 놓침과 동시에 길바닥에 엎어졌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천막을 압수한 경찰은 천막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주위를 둘러싸는 과정에서 넘어진 유영숙 씨의 머리와 어깨, 배 등을 밟고 지나갔다. 결국 유 씨는 정신을 잃었다.

박순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대표는 "독한 놈을 만나 우리가 이렇게 고생"이라며 "좋은 세상에서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려고 하는데 왜 이렇게 들쑤셔 놓는지,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인권 경찰이 아니라 학살 경찰"이라며 "이렇게 인간 대접 받지 못하고 살 바에는 차라리 죽는게 낫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배은심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은 "천막 하나 설치하는 것이 대체 뭐기에 이렇게까지 하느냐"며 "경찰은 예나 지금이나 다른 것이 하나도 없다"고 비난했다. 현장을 목격한 시민 중 한 명은 "꼭 이런 방법 밖에 없는 것이냐"며 "꼭 사태를 이렇게 만들어야만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용산 참사 해결하지 않는 한 이명박 정부의 뿌리가 흔들릴 것"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열린 시국회의에 참가한 사회단체 대표들은 "이명박 정권은 용산 참사 해결에 의지가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범대위는 지난 8일 △이명박 대통령의 용산참사 유가족 및 국민에 대한 사과 △검찰수사 무효하고 국정조사, 특검제 도입 △경찰책임자 구속처벌 및 재발방지책 도입 △강제철거 중단과 뉴타운-재개발 문제에 대한 근본 대책 마련 △사망자, 부상자, 철거민 대책 마련과 구속자 전원 석방 등 5대 요구안을 발표했지만 정부는 아무런 답이 없었다.

이들은 이날부터 천막을 설치하고 철야 농성에 돌입하는 것과 함께 참사 100일을 맞이하는 4월 마지막 한 주를 추모주간으로 설정하고 다양한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참사 100일째인 29일과 비정규직 철폐대회가 열리는 30일, 노동절인 5월 1일, 촛불 1주년인 2일까지 3박 4일간 대대적인 대정부 총력 투쟁을 펼칠 것도 밝혔다.

이들은 "용산 참사를 해결하지 않는 한 이명박 정권의 정당성은 그 뿌리부터 흔들릴 것"이라며 "모든 힘을 모아 이명박 정부에 맞서는 대대적인 투쟁을 성사시키자"고 밝혔다.

▲ 22일 기자회견 직후 천막을 설치하려는 범대위 측과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간의 충돌이 있었다. ⓒ프레시안

▲ 천막이 빼앗기는 것을 막으려던 유영숙 씨는 땅바닥에 넘어졌고 그 뒤 경찰들이 그를 밟고 지나갔다. 넘어져 있는 유영숙 씨를 발견한 시민이 더이상 경찰이 밟지 못하게 막고 있다. ⓒ프레시안
▲ 철거민 한 분이 유영숙 씨를 부등켜 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프레시안
▲ 신고한지 10분만에 구급차가 도착해 유영숙 씨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프레시안
▲ 시국선언 대표자들은 용산 참사 현장에서 농성을 진행했다. ⓒ프레시안

"용산 유가족 구둣발로 짓밟은 적 없어"

[반론] 언론중재위 조정에 따른 반론보도문

<프레시안>은 지난 4월 22일 '경찰 구둣발에 짓밟힌 용산 유가족, 실신 뒤 병원 후송' 제하의 기사에서 "경찰이 용산 참사 유가족들의 도로 점거와 천막 설치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유영숙 씨가 넘어졌는데도 유 씨의 머리와 어깨, 배 등을 구둣발로 밟고 지나갔고 유 씨는 정신을 잃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당시 용산철거민범국민대책위가 도로를 선점하고 천막을 설치하려는 것을 경찰이 차단하면서 서로 거친 몸싸움이 일었으며, 이 과정에서 유 씨는 다른 시위자들과 뒤섞여 넘어졌던 것이고 경찰이 유 씨를 구둣발로 짓밟거나 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밝히고 있다.

한편,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대표가 이날 경찰의 시위 진압에 대해 "인권 경찰이 아닌 학살 경찰"이라며 비판한 것과 관련, 경찰은 "당시 집회는 명백히 불법이었고 경찰은 절차에 따라 정당한 공무 집행을 했던 것이고, 당시 상황을 녹화한 동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이날 공무 집행 과정에서 '학살'은커녕 '폭력'이라고 언급될 만한 행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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