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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 쌍용차 사태에 '긴급 개입'…"공권력 사용 자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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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 쌍용차 사태에 '긴급 개입'…"공권력 사용 자제해야" 이영희 노동장관 여전히 "쌍용차 노조 잘못…이념투쟁이다"
27일로 8일째 물과 가스 공급이 끊기고, 파업 노동자에게 식수와 음식물, 의료품 등의 반입이 차단된 쌍용차 사태가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지난 23일 이영희 노동부 장관 앞으로 서한을 보내 '긴급개입'에 나섰다. 국제노총(ITCU)과 국제금속노련(IMF)의 개입 요청 하루 만에 ILO가 나선 것이다. "이례적인 긴급 개입"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영희 장관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쌍용차노조는 회사가 어떻게 되든 끝까지 가보자는 것으로 대단히 잘못됐다"고 비난했다. "공권력 사용 자제"라는 ILO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 장관은 여전히 노조에만 모든 잘못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ILO, 개입 요청 하루 만에 서한 발송 "경찰의 폭력, 심각한 인권·기본권 침해"

민주노총이 27일 공개한 ILO가 카리 파티올라 사무부총장 명의로 보낸 서한에 따르면, ILO는 "확대되는 폭력 사태의 심각성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경찰기동대가 파업 노동자에 과도한 폭력을 사용하고 있다는 국제노총 등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결사의 자유를 위해 필수적인 노동조합 활동 및 시민의 기본 인권과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고 지적했다.

ILO는 또 "이영희 장관은 경찰이 평화적인 집회 및 시위에 대해 공권력 사용을 자제하고 파업 노동자의 기본적 인권을 충분히 존중하도록 적절한 지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통상적 외교화법에 비해 매우 강도 높은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ILO는 노동부 장관에게 "이 서한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ILO의 이 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비이성적인 탄압을 계속할 경우 한국은 다시 한 번 국제사회로부터 '노동인권 후진국'이라는 망신을 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ILO는 카리 파티올라 사무부총장 명의로 보낸 서한에서 "확대되는 폭력 사태의 심각성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지적했다.ⓒ프레시안

이영희 노동 "쌍용차 파업, 생존권 아닌 이념 투쟁이다"

그러나 이영희 장관은 여전히 현 사태를 '노조 탓'으로 돌렸다. 이 장관은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가 회생보다는 파산으로 가고 있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며 "억울한 사정이 있더라도 (노조가) 파업을 풀고 불법적인 점거 행위를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장관은 "노조는 구조조정을 절대 인정할 수 없다는 경직된 인식으로 회사에 2700억 원 정도의 손해를 입혔다"며 "단순한 생존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반(反) 자본, 반(反) 기업적인 정치적 이념이 깔려 있는 투쟁 아니냐"고 말했다.

지난 25일 열릴 예정이던 두 번째 노사정 간담회는 사측의 일방적인 불참 통보로 열리지도 못했지만 이 장관은 "협의 과정에서 사측이 불성실하게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노동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노사가 합리적으로 대화를 하도록 주선하는 것 이상의 해결 방안을 (정부가) 제시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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