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는 25일 KBO 반도핑 규정 위반으로 “한화 이글스 최진행에 30경기 출장 정지 제재를 부과했다”고 발표했다. KBO에 따르면 도핑테스트 결과 최진행의 소변 샘플에서 금지 약물인 스타노조롤(stanozolol)이 검출됐다. 스타노조롤은 세계반도핑기구(WADA) 규정상 경기 기간 중 사용 금지 약물에 해당한다.
KBO는 25일 반도핑위원회를 열어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인 최진행의 소명을 듣고 심의하는 절차를 거쳤다. 이 결과 반도핑 규정 6조 1항에 의거해 최진행에 30경기 출장 정지 제재가 확정됐다. 또한 최진행의 소속팀인 한화 이글스에도 반도핑 규정 6조 2항에 따라 제재금 2000만원을 부과했다.
이번 도핑 테스트는 지난 5월, KBO리그 엔트리에 등록되어 있는 선수 중 구단 별로 5명씩 총 50명에 대해 전원 표적검사로 실시해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도핑컨트롤센터에 의뢰하여 분석하는 과정을 거쳤다. 분석 결과 최진행을 제외한 나머지 49명은 모두 음성으로 판정됐다.
KBO는 지난 2007년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반도핑 위원회를 구성해 국제 기준에 맞는 강도 높은 도핑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2014년부터는 도핑 테스트의 실효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표적 검사를 실시 하고, 구단 별 검사 일자를 통일하지 않고 시즌 내내 불시에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외국인 선수에 대해서는 표적 검사가 아닌 외국인 선수 전원을 대상으로 도핑 테스트를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또 KBO는 지난 4월 7일 제 3차 실행위원회를 통해 리그 도핑 제재를 종전보다 더 강화하고 세분화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당시 실행위는 기존의 ‘1회 도핑 적발시 명단공개와 10경기 출장정지 제재’를 다음과 같이 세 종류로 구분했다.
1) 생식호르몬 물질 양성판정시 명단공개와 10경기 출장정지
2)흥분제 물질 양성판정시 명단공개와 20경기 출장정지
3)경기력 향상 물질 양성판정시 명단공개와 30경기 출장정지로 위반 약물에 따라 출장정지
이번에 적발된 최진행은 3) 경기력 향상 물질 양성판정에 해당되어 명단공개와 3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게 된 것이다.
이번에 최진행이 적발된 스타노조롤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의 일종으로 보디빌더들이 근육강화를 위해 사용하는 약물이다.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미국의 벤 존슨이 이 약물을 사용한 것이 적발되면서 유명세를 떨쳤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배리 본즈, 라파엘 팔메이로 등 유명 선수들도 스타노조롤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타노조롤은 정상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에 비해 짧은 기간 동안 빠르게 근육을 키울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 약물의 도움을 받은 배리 본즈는 오프시즌 기간 3개월 동안 무려 7kg 가까이 근육량을 키운 모습으로 나타나 야구계에 약물 사용 의혹을 키운 바 있다. 또한 스타노조롤은 과도한 훈련으로 인한 피로와 고통을 줄이는 데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스타노조롤은 강력한 효과만큼이나 뒤따르는 부작용도 상당하다. 남성의 가슴이 확장되고 심근경색과 뇌졸중 가능성을 높이며 심장마비 가능성도 커진다. 간 기능 이상을 초래하며 간 종양 가능성도 높인다. 탈모와 피부병은 물론 생식기 위축과 성기능 감퇴도 뒤따른다. 정서 불안 증세를 가져오고 충동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것도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스타노조롤은 인체에서 빠져나가는데 수 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약물 검사에서 적발 위험성이 높은 약물이다. 이 때문에 금지약물 사용자 비율이 높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근에는 스타노조롤 사용자가 줄어드는 추세다. 최진행은 지난 4월 지인을 통해 스타노조롤 성분이 든 근육강화제를 구입해서 복용했으며, 5월 도핑테스트에서 이 약물 사용이 적발되면서 징계를 받게 됐다.
최진행은 올 시즌 25일 현재까지 69경기에서 타율 0.301에 13홈런 42타점을 기록하며 2004년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었다. 타율과 홈런은 물론 장타율(0.526)과 출루율(0.425) 모두 데뷔 이래 가장 좋은 기록이다. 최진행의 통산 기록은 타율 0.264에 출루율 0.357 장타율 0.453으로 올 시즌 기록과는 차이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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