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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세대가 아니라, 세습이다
[장석준 칼럼] 조귀동, <세습 중산층 사회>를 읽고
작년부터 한국 사회 불평등 문제를 '세대’라는 틀로 설명하거나 진단하려는 시도가 유행하고 있다. 이런 설명 방식이 처음 주목받은 것은 촛불 항쟁 이후 두텁게 형성됐던 문재인 정부-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20대 남성이 대거 이탈하는 징후가 보이면서였다. 그러다 조국 사태를 겪고 나서는 거의 모든 일간지와 주간지가 이 주제를 한 번 이상은 특집으로 다룰 정도로
지금 75억 인류는 대재앙의 시간으로 걸어가고 있다
[장석준 칼럼] 녹색 전환은 이제 모든 정책의 대전제
작년 가을에 시작돼 해를 넘긴 지금까지도 꺼질 줄 모르는 오스트레일리아 산불은 묵시록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첫째 천사가 나팔을 불었습니다. 그러자 ... 땅의 삼분의 일이 타고, 나무의 삼분의 일이 탔으며, 푸른 풀이 모두 타 버렸습니다."("요한 묵시록" 8장 7절, 공동번역 성서) 그리고 그 나무, 풀과 더불어 살던 짐승들이 죽어간다. 또한 겨우
2020년대의 화두는 자본주의 아닌 세상
[장석준 칼럼] 3중 위기의 시대, 경쟁vs연대, 소수vs다수, 축적vs삶
2020년대가 시작됐다. 한데 시작부터 불길하다. 아메리카 제국이 외국 정부 요인 암살이라는, 테러 단체나 할 범죄를 자행해 중동에 다시 전운이 일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기후 위기 탓에 대륙 전체가 산불에 휩싸여 있는데, 그 와중에 오늘날의 유일 제국은 첫 번째 세계 제국(페르시아)의 후예들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려 한다. 지난 10여 년도 인류 역사
'구질서' 악화 막겠다며 '신질서' 태동 막는 리버럴
[장석준 칼럼] '극단적 중도파' 민주당 역시 극복 대상
12월 12일에 실시된 영국 조기 총선은 보수당의 승리로 끝났다. 여론조사에서 보수당이 계속 앞섰으므로 예상 밖 결과는 아니었지만, 보수당과 노동당의 격차가 너무 컸다. 보수당은 43.6%를 득표한 반면 노동당의 득표는 32.1%에 그쳤다. 표차가 10% 포인트가 넘었다. 영국 하원의원은 완전히 단순다수대표제로만 선출되는 탓에 의석 차이는 더 크게 벌어졌다
지금 우리가 폴라니에 주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
[장석준 칼럼] <칼 폴라니: 왼편의 삶>을 읽고
칼 폴라니는 이제 우리에게도 낯선 사상가는 아니다. 2000년대 말,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할 때에 주저 거대한 전환이 제대로 된 국역본(홍기빈 옮김, 길, 2009)으로 나오면서 그는 급속히 유명 저자가 됐다. 그래서 요즘은 주류 경제학을 대체할 지식 체계의 개척자로 칼 마르크스나 존 메이너드 케인스 등과 함께 그의 이름을 거명해도 그다지 어색
정의당, 민주당 '아류'에서 벗어나야 한다
[장석준 칼럼] 본래 진보정당 프로젝트의 핵심은 '제6공화국 넘어서기'
이른바 '조국 대전'에서 가장 흔들린 정당은 정의당이었다. 정의당이 고심 끝에 내린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한다”는 입장은 조국 찬성파에게도, 반대파에게도 실망만 안겨주었다. 물론 둘 중에서 더 크게 실망한 쪽은 후자였다. 전제가 무엇이든 정의당의 입장은 결국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에 찬성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심상정 대표는 이에 대해 거듭 '사과'
브렉시트 논란을 넘어 탈신자유주의로 : 영국 조기 총선
[장석준 칼럼] 신자유주의 시대를 연 1979년 총선, 이를 끝낼 2019년 총선?
묘하게도 정확히 40년만이다. 이른바 '탕탕절' 이야기가 아니다. 12.12 쿠데타 이야기도 아니다. 영국 총선을 말함이다. 지난 달 29일 영국 하원은 조기 총선 실시를 결정했다. 총선 예정일은 12월 12일이다. 한데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79년에도 영국에서는 총선이 있었다. 이 역시 조기 총선이었다. 이 선거에서 여당이었던 노동당이 패배하고 보
지금, 노회찬의 말이 그립다
[장석준 칼럼] <언제나, 노회찬 어록: 우리를 행복하게 한 그의 말들>(루아크, 2019)을 읽고
지난 두 달간 한국 사회는 유례없이 시끄러웠다. 조국, 검찰 개혁, 입시 공정성, 사모펀드, 세대 갈등 등등. 수많은 말들이 오갔다. 마치 누구든 한 마디라도 거들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너도 나도 이야기를 토해냈다. 그런데 정작 말이 너무 적은 곳이 있었다. 정치권이다. 물론 선동의 언어는 결코 적지 않았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그런 언어는 넘쳐났다. 그
文대통령, 약속대로 하면 된다
[장석준 칼럼] 대학 서열 구조는 입시 경쟁과 사회 불평등의 연결고리
조국 논란은 한국 사회에 소중한 기회다. 검찰 개혁 뿐만 아니라 교육 불평등과 계급-계층 사다리 같은 근본 문제들을 새삼 강렬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국 논란은 또한 장벽이기도 하다. 모처럼 화제에 오른 이 문제들을 조국 찬반의 회오리로 다시 가려 버리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9월 30일 발표된 전국 교수-연구자-대학원생 성명서는
문제는 86세대가 아니라 6공화국 이데올로기
[장석준 칼럼] 낡은 세대가 아니라 낡은 상식이 문제다
이른바 조국 대전이 한 고비를 넘긴 뒤에 한국 사회에는 세대론의 태풍이 불고 있다. 대다수 언론은 이번 논란의 대립 구도를 86(민주화)세대와 젊은 세대의 충돌로 정리하고 있으며, 이를 계기로 한국 사회 불평등을 계급, 계층이 아니라 세대를 중심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이 주목 받는다. 일단 지금 이 사회의 위기가 뭔가 새 것의 등장을 가로막으면서까지 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