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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북핵 '일괄타결론' 하루만에 찬밥?…美 "내용 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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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북핵 '일괄타결론' 하루만에 찬밥?…美 "내용 잘 모른다" "접근 방식 변화 아니다"…NYT, "현실성 없는 방안"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의 핵포기와 안전보장, 경제적 지원을 동시에 추진하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 구상을 두고 한미간 묘한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청와대는 이를 기존의 '단계적 이행방식'과 달리 "북핵 폐기와 대북지원을 동시에 가져가는 원샷딜(one shot deal)"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미국의 주요 당국자들은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거나 "접근방식의 변화가 아니다"라는 식으로 말했기 때문이다.

'원샷딜'로 가자는 靑, 고개젓는 美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 시간) 미국 외교협회와 코리아소사이어티 등이 공동으로 주최한 오찬 간담회에서 "6자회담을 통해 북핵 프로그램의 핵심 부분을 폐기하면서 동시에 북한에게 확실한 안전보장을 제공하고 국제지원을 본격화하는 일괄 타결, 즉 그랜드 바겐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청와대 김은혜 대변인은 이를 "북핵 문제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근원적 처방"이라고 부연했다.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1일 미국 외교협회 등이 주최한 오찬 간담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북핵문제 일괄타결을 위한 '그랜드 바겐' 구상을 천명했다. ⓒ청와대

그러나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같은 날 열린 한미 외무장관회담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한미 외무회담에서는 그랜드 바겐문제가 전혀 거론되지 않았고, 솔직히 말해 내용을 잘 모른다(Actually, to be perfectly honest, I was not aware of that)"는 반응을 보였다.

동맹국의 고위 관리가 상대국의 정상의 발언에 대해 "내용을 모른다"고 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언 켈리 국무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이는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이고 그의 연설(This is his policy. These were his remarks)"이라며 "내가 코멘트할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랜드 바겐은 대북 접근 방식의 변화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켈리 대변인은 "접근 방식의 변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북한이 기존의 합의 의무사항을 준수한다면 우리는 다른 접근들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고위 당직자들이 2005년 9.19 공동성명과 2007년 2.13 합의 이행이 우선돼야 한다는 공통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점도 "기존의 합의에는 헛점이 많다"는 청와대와의 기류와 대조적이었다.

켈리 대변인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끌 돌이킬 수 없는 조치를 취하고 2005년 (9.19) 공동성명의 약속을 준수한다면 우리와 파트너들은 포괄적이고 조율된 방식으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캠벨 차관보도 "북한이 2005년과 2007년의 모든 합의들에 진지하고 책임감있게 헌신한다면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등 국제사회가 함께 (대북) 패키지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을 이 대통령이 강조한 것으로 추측한다"고 했다.

<NYT> "李대통령의 제안, 미국을 놀라게 만들었다"

현지 언론도 이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 구상의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이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22일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은 미국을 놀라게 만들었다(Mr. Lee's proposal caught the United States by surprise)"면서 미국 고위 당국자의 반응을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당국자는 "미국은 한국 지도자를 존경하고 한국 정부와 잘 협력하고 있지만, 북핵 문제를 한번에 해결하려는 시도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far-fetched)"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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