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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EP의 FTA 자료, '황우석 경제학'으로 밝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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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EP의 FTA 자료, '황우석 경제학'으로 밝혀져 [한미FTA 뜯어보기 51]단독 : 권영길 의원 재검증…"GDP 감소하고 무역도 적자"
정부가 한미 FTA 대국민 홍보에 '유일하게' 인용해 온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한미 FTA 관련 연구결과 자료들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사실임을 뒷받침하는 검증결과가 나왔다. 이는 KIEP의 연구 자료들이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해 온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전문가들의 도움을 얻어 직접 KIEP의 연구 결과에 대한 검증을 벌인 결과다.

12일 <프레시안>이 입수한 권 의원의 검증작업 결과는 놀라웠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단기적으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32% 감소하고 대미무역에서도 5조 원가량 적자가 나게 된다는 것이다. 한미 FTA를 체결하면 GDP가 늘어나고 대미무역도 흑자를 유지할 것이라던 KIEP의 연구 결과와 정반대다.

권영길 의원 "한미 FTA로 GDP 0.32% 감소, 대미무역 적자 5조 원"
▲ 권영길 의원이 11일 민주노동당 주최로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미 FTA 바로 알기 캠페인'에서 "서민 생계를 더욱 어렵게 만들 졸속적인 한미 FTA 협상을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프레시안

권영길 의원 측은 지난 4월 400만 원이 넘는 비용을 스스로 부담해서 KIEP가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를 평가하는 데 사용했다는 '국제무역 분석 프로젝트 데이터베이스 버전 6(GTAP Database Version 6)'라는 프로그램을 구입했다. 빠듯한 의정활동 예산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거액을 써야 했던 이유는 KIEP가 약속했던 공개검증을 차일피일 미루는 데 반해 정부는 KEIP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한미 FTA 협상을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보기)

권 의원 측은 계량경제에 정통한 서준섭 민노당 정책연구원과 모 대학 계량경제학자의 도움을 얻어 KIEP와 동일한 데이터를 사용해 KIEP와 동일한 모형을 이 프로그램에서 돌려본 결과 '한미 FTA가 발효되면 단기적으로 GDP가 0.32% 감소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KIEP는 '한미 FTA로 GDP 0.42% 증가할 것'이라는 결과를 내놓았었다.

서준섭 연구원은 "KIEP와 같은 데이터을 사용해 같은 모형을 돌렸는데 GDP 차이가 0.74%포인트나 된다"며 "관세할당치를 다르게 설정한다든가 하는 이유로 양측의 연구 결과에 작은 수치의 차이는 날 수 있어도 GDP 변화가 플러스(양의 값)에서 마이너스(음의 값)로 바뀌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한 정부와 KIEP가 '한미 FTA로 대미무역 적자가 나는 것이 아니라 대미무역 흑자폭이 줄어드는 것뿐'이라고 주장해 온 것과 달리 권영길 의원 측의 연구 결과 '대미무역에서 4조9559억 원(시장가격 기준)의 적자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미 무역수지뿐 아니라 대(對)세계 무역수지도 2조8710억 원 감소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권 의원 측은 KIEP와 정부가 'GDP 7.75% 증가'라는 한미 FTA의 중장기적 효과를 강조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중장기(동태) 모델, 이른바 자본축적 모델은 단기(정태) 모델에 자본축적과 관련된 방정식을 하나 더 끼워넣은 것"이라며 "단기모델의 결과가 틀렸을 때 자본축적 모델의 결과도 당연히 틀리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 ⓒ프레시안

그뿐만 아니라 권 의원 측의 검증 결과 KIEP는 연구의 전제가 되는 가정에 있어서도 말 바꾸기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체 보고서들에서 '제조업의 생산성 증대 효과 1%', '곡물 등 주요 농산물 관세 100% 인하' 등을 가정했던 KIEP가 권 의원 측에 제공한 자료들에서는 '제조업의 생산성 증대 효과 1.2%', '곡물 등 주요 농산물 관세 90% 인하' 등으로 슬그머니 수치를 바꾼 것. 바뀐 가정들이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가 보다 긍정적으로 나오게 해주는 것은 물론이다.

권 의원 측은 "KIEP의 연구 결과를 검증하다 보니 이상한 점, 이해할 수 없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며 "줄기세포 연구가 국민들이 상세히 알기 힘든 전문분야라는 이유로 황우석이 우리 국민들을 혹세무민했던 것처럼 KIEP도 대다수의 국민들이 경제학을 잘 모른다는 이유로 혹세무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KIEP의 황당한 주장 '지적재산권 때문에 자료공개 못해'

권영길 의원 측이 KIEP에 한미 FTA 관련 보고서들에 사용된 분석모형 및 자료 일체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한 것과 관련해 KIEP는 지난 5월 23일 권 의원 측에 공문을 보내 "(요청하신 자료 중 일부는) 우리 연구원 및 연구자가 지적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고유 재산이기 때문에 이를 외부로 유출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

이에 대해 권 의원 측은 "변리사에게 문의해 본 결과 국책연구소처럼 공공의 성격을 지닌 기관이 '지적재산권'을 운운하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는 자문을 얻었다"고 비판했다.

또 KIEP는 위 공문에서 "당 연구원은 공개검증을 할 용의가 있다"며 "상호 협의해 시기를 결정하고, KIEP나 국회 내의 공개된 장소에서 공개검증을 하자"고 밝혔다. 하지만 KIEP가 약속했던 공개검증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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