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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 "한미FTA 졸속협상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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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 "한미FTA 졸속협상 우려" 확산 [한미FTA 뜯어보기 281] 탈당파 "근본적으로 돌아봐야"…우리 "국회비준 어려울수도"
한미FTA 8차 공식 협상이 끝나고 고위급 회담 국면이 전개되면서 정치권에 '협상 중단' 여론이 커지고 있다.

8일부터 문성현 당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동당에 이어 13일에는 민생정치모임이 한미 FTA 협상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고 통합신당 추진모임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열린우리당은 한미 FTA 협상경과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일단 지지하고 협상 타결 후 비준 여부를 정한다'는 신중론이다. 한나라당은 전반적인 무관심 속에 원론적인 '한미 FTA 찬성'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

통합신당모임 "협상 근본적으로 돌아봐야"

이날 민생정치모임이 "협상 즉각 중단, 차기 정부 이양"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낸 데 이어 통합신당추진모임도 한미FTA 협상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내비쳤다.

최용규 원내대표는 13일 집행회의에서 "국익과 국민 살림에 직접 영향을 주는 FTA에서 내용보다 시한이 우선시 될 수는 없는 것인데도 여전히 미국에 비해 한국의 양보가 더 큰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며 "실무협상에서 타결되지 못한 농업과 자동차 분야 등 주요 쟁점들이 과연 앞으로 어떻게 협의되어 가는지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걸 통합신당추진모임 정책위의장은 한 발 더 나아가 "한미FTA로 인해 우리가 얻는 것은 추상적이지만 적고 잃는 것은 구체적이고 많다"며 "한미FTA에 대해 근본적으로 돌아봐야 하는 시점이 왔다"고 주장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FTA로 한미 공동시장이 구성된다면 지금까지 누려 왔던 무역흑자가 줄어들거나 없어질 것"이라며 "제조업 시장과 기타 서비스 시장에 있어서의 격차가 줄어들고 오히려 역조가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한에 쫓긴 졸속협상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며 "낮은 수준의 제한적 FTA를 협상의 대상으로 하되 그 범위를 추후 넓혀가는, 확대하는 방안이 고려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생정치모임은 이날 오전 '한미FTA 협상 즉각 중단, 차기정부 이양' 입장을 밝힌 데 이어 14일 중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한미FTA 반대 범국민운동본부를 방문해 공동보조를 취하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민노 "FTA 비준된다고 해도 파기해 낼 것"

13일로 6일째 한미 FTA 반대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는 언론노조와 한미FTA 반대 기독교 대책위 등과 간담회를 갖는 등 반대여론 확산에 주력했다.

문 대표는 1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선 "여론을 호도하고 사실 왜곡을 하고 있지만 한미 FTA 협상은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불평등한 협상"이라며 "한미 FTA가 설사 비준된다고 해도 파기해 낼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한미 FTA 협상을 배에 비유해 "그 배는 오직 미국의 배일뿐이고 뱃머리는 한국을 향하고 있다"며 "애초 우리의 요구는 태평양 한가운데 던져버리고 미국의 요구만을 잔뜩 실은 채 한국으로 질주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美, 무리한 요구 접고 FTA 일정대로 추진해야"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한미 FTA 협상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으나 '일단 지지한다'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지도부 내에서도 협상에 대한 평가가 미묘하게 엇갈렸다.

다만 장영달 원내대표는 13일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미국 의회가 적반하장으로 '한국이 지금처럼 나가면 FTA 비준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는데 오히려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지나친 것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장 원내대표는 "쇠고기 문제가 중요하면 한미FTA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쇠고기도 토론해야 한다"며 "우리가 (쇠고기를) 수입하면 미국은 다른 부문 양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렇지 않으면 한미FTA 안에 한국 국회를 통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진표 정책위의장은 "쌀에 대한 예외조치와 개성공단 제품 한국산 인정은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 미 정부가 큰 결단을 내려 한미 FTA가 당초 일정대로 추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협상 타결에 무게를 실었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제 협상이 막바지인 만큼 구체적인 분야별로 상임위 별 정책토론회를 개최해 한미 FTA로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일본과 중국에 비해 침체되고 있는 대미 수출을 극복할 계기를 마련할 방안과 농업 등 치밀한 후속 보완대책을 촉구하고 협의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풍지대'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원론적 입장표명 외에 이렇다 할 내용이 없었다. 나경원 대변인은 13일 구두논평을 통해 "협상에서 많은 부분이 타결된 것은 다행이지만 중요한 부분이 대부분 남아 있는 만큼 국가이익에 소홀히 하는 부분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협상타결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원론적 주문에 그쳤다. 나 대변인은 "국회 비준 여부도 일단 협상결과를 지켜보고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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