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휴전 길어질수록 하마스 인기 높아져 난감…NYT "미, 이스라엘에 '대규모 폭격 안돼' 경고"
30일 오전까지 이틀 연장된 휴전이 추가 연장될 수 있다는 기대감은 높은 것으로 보인다. 28일 <워싱턴포스트>(WP)는 이스라엘 당국자가 30일 이후 "추가로 2~3일 간 인질 석방과 인도주의적 교전 중지 기간을 가진 뒤 가자지구에서 작전을 재개하거나 후속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당국자는 29일까지 대부분의 어린이 인질이 석방될 것으로 예상하며 가자지구에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20~30명의 여성 인질들 석방이 하루 10명씩 진행되는 동안 이스라엘이 교전 중단을 유지할 의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여성과 어린이 인질들이 모두 풀려나면 남성 및 이스라엘군 인질로 협상 범위를 넓히자는 하마스 쪽 제안도 고려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석방 범위를 군인까지 넓히는 추가 인질 협상까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이스라엘이 당초 제시한 최대 10일의 휴전 기간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경우 하마스 쪽에서 군인 1명 당 더 많은 수감자를 풀어 달라고 제안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어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인질 1명을 석방할 때 팔레스타인 수감자 3명을 석방하고 있다. 반면 하마스에 납치돼 5년 간 인질 생활을 병사 길라드 샬리트 석방을 위해 2011년 이스라엘은 1천 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해야 했다. 휴전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스라엘 쪽이 난처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 많은 인질이 귀환하면 이스라엘 대중들의 상처를 보듬는 효과가 있지만 그만큼 석방된 팔레스타인 수감자 수도 늘어 이들이 귀환한 서안지구에서 하마스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설명했다. 이는 하마스를 뿌리 뽑겠다는 이스라엘의 목표에 위배되는 것이며 이 지역 갈등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휴전이 길어지면 하마스가 재정비할 기간이 더 확보됨은 물론이고 전투를 중단하라는 국제적 압력이 점점 커지며 이스라엘이 전투를 재개하더라도 민간인을 포함해 1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이전의 대규모 폭격과 같은 방식을 사용할 수 없을 가능성이 있다. 28일 <뉴욕타임스>는 백악관이 이스라엘에 교전 중단이 끝난 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로 진격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부에서 했던 것과 같은 대규모 폭격을 재현할 경우 세계의 인도주의적 대응 능력을 넘어서는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미 정부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당국자들은 미국이 더 이상의 대량 난민 발생을 막기 위해 더 정교한 작전 수행을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극우 장관은 연정 탈퇴를 시사하며 휴전 종료 뒤 전쟁 재개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극우 정당 오츠마 예후디트(이스라엘의 힘)를 이끄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이 28일 성명을 내 "전쟁 중단은 정부를 깨는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연정은 의회 120석 중 과반이 조금 넘는 64석을 점하고 있는데 오츠마 예후디트가 그 중 6석,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이 이끄는 또 다른 극우 정당 독실한 시오니즘이 7석을 차지해 정권 유지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매체는 다만 의회에서 12석을 차지하고 있는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가 전쟁 내각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국가통합당의 지지를 얻는다면 벤그비르 장관 이탈에도 네타냐후 연정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시 휴전 연장 첫날인 28일 70살 이상 고령자 4명과 17살 청소년 1명을 포함한 이스라엘인 인질 10명과 태국인 2명이 석방됐다. 팔레스타인 수감자 30명도 추가로 석방됐다. 5일간 이스라엘인 61명을 포함해 총 81명의 인질이 풀려났고 팔레스타인 수감자 180명이 석방됐다. 아직 가자지구에 160명 가량의 인질이 억류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지난달 납치 당시 생후 9개월에 불과했던 최연소 인질 크피르 비바스는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 28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군이 크피르와 형 아리엘(4), 부모 야르덴(34), 쉬리(32) 등 일가족이 함께 납치된 이 가족이 가자지구 내 다른 무장 단체로 옮겨져 남부 칸유니스에 억류 중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지금까지 인질 대부분이 하마스에 의해 풀려난 상황으로 다른 무장 조직에 잡혀 있다면 이번 이틀 연장 기간 동안 비바스 가족이 돌아올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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