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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의 미남·미녀 조심! 정체는 '분홍빛…'
[김용언의 '잠 도둑'] <아마존의 신비, 분홍 돌고래를 만나다>
"꾸이다두 꽁 우 보뚜." 사이 몽고메리는 아마존 강 유역에 사는 사람들로부터 때로는 진심어린 걱정과 함께, 때로는 성적 긴장을 암시하는 윙크와 함께 이 말을 자주 듣는다. "보뚜를 조심하세요"라는 뜻이다.보뚜, 그러니까 분홍돌고래는 사람들을 홀린다고 했다. 어느 날 아마존 강가에서 너무나도 잘생긴 청년이나 창백한 금발의 황홀한 미녀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김용언 <씨네21> 기자
쉿! 그날 밤 일은 나만의 비밀이에요!
[김용언의 '잠 도둑'] 스티븐 밀하우저의 <황홀한 밤>
"밤은 천 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 / 낮은 오직 하나의 눈 뿐."프랜시스 윌리엄 부딜론은 1852년 이렇게 읊었다. 매일 매일의 낮 역시 제각각 다르겠지만, 매일 매일의 밤이야말로 개별적인 고유함으로 빛난다. 낮은 외부와의 접촉(택배를 받는다든가, 새로운 대출 시스템을 굳이 설명해 주겠다는 카드 회사와 딱히 기분 좋지 않은 통화를 한다든가, 회사 컴퓨터 앞
19세기 유럽, '한국형' 복수 드라마의 원조가 있었다?
[김용언의 '잠 도둑'] 알렉상드르 뒤마의 <몬테크리스토 백작>
어린 시절 암굴왕이라는 제목의 아동용 모험소설이 떠돌았다. 제목만 봐도 암울한 기운이 물씬했기 때문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20여년이 지나서야 암굴왕의 원래 제목이 몬테크리스토 백작이란 사실을 알게 됐고 "복수극의 원조는 몬테크리스토 백작이지"라는 주변의 회상을 심심찮게 듣게 됐다. 그래서 책을 펼쳐들었고, 20년이 지나서야 알았다. 영화 쇼생크 탈출
악몽 같은 초경…돼지 피로 시작된 대학살!
[김용언의 '잠 도둑'] 스티븐 킹의 <캐리>
첫 번째 소설, 이라는 단어에는 낭만적인 데가 있다. 절대 다수의 낯선 사람들을 향해 처음으로 '내 이야기'를 들려주는 순간, 거기 담겨 있을 절실함과 수줍음을 상상하면 어딘지 애틋하다. 아무에게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쉽사리 들려주지 못하고, 설령 한다 하더라
살해당한 다섯 창녀, '살인마'는 도대체 왜?
[김용언의 '잠 도둑'] 앨런 무어의 <프롬 헬>
먼저 말해두어야 할 것. 앨런 무어가 쓰고 에디 캄벨이 그린 프롬 헬(정지욱 옮김, 시공사 펴냄)은 '19세 미만 구독 불가' 서적이다. 남녀, 남남, 여여의 섹스 장면이 적나라하게 묘사되고 성기 노출은 예사다. 뿐만 아니라 유명한 살인마 잭 더 리퍼의 시체 분해 작업이 그 이상 자세할 수 없을 만큼, 거의 의사의 해부 작업 같은 끈기와 집중력으로 한 컷
소년·소녀만 허락된 그 정원, 다신 못 가리!
[김용언의 '잠 도둑'] 필리파 피어스의 <한밤중 톰의 정원에서>
"내가 어릴 때 살던 집에는 '작은 책방'이라는 방이 있었어. 사실 그 집에 있던 방은 모두 책방이라고 말할 수 있었지. 2층의 아이들 방에도, 아래층의 아버지 서재에도 책이 가득 차 있었으니까. 책들은 식당 벽에도 늘어서 있고, 어머니의 거실에도 넘쳐났으며, 2층 침실까지도 올라와 있었단다. 책 없이 사는 것보다 옷 없이 사는 것이 훨씬 자연스러웠지. 책
"당신의 미래를 알려줄게. 바꿀 자신 있어?"
[김용언의 '잠 도둑'] 로버트 소여의 <멸종>·<플래쉬포워드>
과학 소설(SF)을 거의 읽지 않는다 하더라도 익숙한 이름들은 있다. 로버트 하인라인, 아이작 아시모프, 아서 클라크, 필립 딕. 그에 비해 로버트 소여는 익숙한 이름이 아니다.한국에 단 두 권 소개된 그의 소설 제목 역시 낯설긴 마찬가지다. 멸종(김상훈 옮김, 오멜라스 펴냄)과 플래쉬포워드(정윤희 옮김, 미래인 펴냄). 어쩌면 미국 드라마 팬이라면 더 금
인류의 진짜 구원자는 '예수' 아닌 '사탄'!
[김용언의 '잠 도둑'] 미하일 불가코프의 <거장과 마르가리타>
어쩌다 내 죽음을 미리 알게 되더라도, 이런 식만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악몽 같은 죽음의 예언.모스크바작가협회 운영위원회 의장 미하일 베를리오즈, 시인 이반 니콜라예비치 포느이레프가 따스한 봄날 한가로운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그들은 갑자기 자신들의 대화에 끼어든 낯선 외국인으로부터 "당신은 목이 잘려 죽을 거요"라는 예언을 듣는다.
학살자는 웃고, 피해자는 울고? 먼저 웃고 엎자!
[김용언의 '잠 도둑'] 아지즈 네신의 <일단, 웃고 나서 혁명>
한국의 대중문화가 역사를 되새김질하는 시선에는 아직까지 과도하리만치 비극적인 파토스나 모든 표면을 매끈하게 만들어버리는 달콤한 망각만 허용되는 것 같다. 이를테면 임상수의 그때 그 사람들(2005년)의 시니컬한 유머는 박지만의 기나긴 소송을 통해, 마치 카프카의 그것처럼 모든 의미가 결국 닳아 없어질 때까지 흩어져버렸다.반면 김지훈의 '5·18 신파 드라마
"사람을 죽였다. 아니, 나는 범인이 아니다!"
[김용언의 '잠 도둑'] 코넬 울리치 <죽은 자와의 결혼>
초등학교 도서관에 왜 그리 많은 추리 소설이 꽂혀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3학년 어느 날 점심시간, 어쩌다가 도서관에 들어갔는지도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때 셜록 홈즈 시리즈를 발견하고 매일 점심시간마다 도시락을 순식간에 먹어버린 다음 바로 도서관으로 달려가 홈즈를 탐독하기 시작했다.홈즈 시리즈 옆에는 괴도 루팡(그때는 '뤼팽'이라고 표기하지